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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은 최후의 제국주의 전쟁"…'피와 폐허'

송고시간2024-06-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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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벨 에포크'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 그대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이다.

세계사적으로는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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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기자
송광호기자

제국주의 관점에서 조명한 2차대전 연구서

전쟁에 나선 군인
전쟁에 나선 군인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벨 에포크'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 그대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이다. 세계사적으로는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를 지칭한다. 이 시기 혹독했던 식민지 상황과는 별개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열강들은 풍요로웠고, 문화는 융성했다.

영국은 이 시기 4억명이 사는 3천100만㎢를 통치했다. 식민지가 전 대륙에 걸쳐 있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렸다. 프랑스는 영국에 미치지 못했지만, 본국보다 20배나 넓은 1억명이 사는 1천250㎢의 영역을 관할했다. 이들은 식민지 수탈, 본국과 식민지 간 수출·수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을 이끈 히틀러
2차 대전 당시 독일을 이끈 히틀러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양국의 '땅따먹기' 속에서 신생 강국으로 떠오른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가져갈 식민지 영토는 제한됐다. 가령, 이탈리아에 남은 건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 일부만 있었다. 일본은 조선에 이어 중국을 노렸지만, 미국과 유럽 열강들의 견제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독일은 영·프 중심의 열강 구도를 깨기 위해 세계대전을 벌였으나 패배하면서 엄청난 전쟁 배상금과 함께 그나마 가지고 있던 식민지를 잃었다. 승자는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새롭게 강국으로 떠오른 미국으로 귀결됐다.

그러나 제국 간 이권 다툼이었던 제1차 세계대전으로 500년 가까이 지속된 제국주의가 단번에 끝나진 않았다. 잔인했던 그 시대를 끝장내기 위해선 그만큼의 잔인함이 필요했다. 식민지라는 꿀물에 취할 대로 취한 열강들은 또 다른 세계대전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신생 강국 일본에서부터였다.

상하이 전투
상하이 전투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현대사 전문가인 리처드 오버리 영국 엑스터대 교수가 쓴 '피와 폐허'는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또 하나의 책이다. 그러나 독특한 점이 있다. 대부분의 역사서가 2차대전의 시작을 독일의 폴란드 침공에서 두는 것에 비해 오버리 교수는 그 시작을 1931년 만주사변에서 찾는다. 500년 가까이 지속된 제국주의의 에너지가 신생 열강 일본에 미쳤고, 그들의 제국주의적 야욕이 세계대전의 길을 열어놨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은 1930년대 초 중국에서 시작됐으며 그 여진이 중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동으로 이어지면서 195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끝났다. 그 과정에서 세계 대전뿐 아니라 다양한 전투가 벌어졌다. 중국,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는 내전이 전개됐고, 세계 곳곳에선 식민지 독립 전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립전쟁에 나선 이들
독립전쟁에 나선 이들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저자는 "1920년대와 1930년대를 대부분 배제하고는 전 지구적인 2차대전의 성격, 당대인들이 전쟁을 치르고 이해한 방식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1935년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1937년 중일전쟁 등을 살펴본 이후에야 비로소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다루기 시작한다.

전쟁터에서 싸우는 군인
전쟁터에서 싸우는 군인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아울러 저자는 2차 세계대전이 "마지막 제국주의 전쟁"이었다고 강조한다. 즉, 전 지구적 제국 질서를 구축해둔 기존 영토제국들과 이에 반발해 국외 영토를 정복함으로써 새롭게 영토제국이 되려는 신흥국 사이의 충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영국과 프랑스가 지배한 이 제국 질서는 이른바 '못 가진' 국가들, 즉 일본, 이탈리아, 독일이 그들 자신의 제국 영역을 추가로 정복함으로써 국가의 생존을 확보하고 정체성을 표현하겠다는 허황된 야망을 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2차대전의 최종 결과로 500년에 걸친 식민주의가 막을 내리고 민족주의가 공고해졌다. 전통적인 식민 통치의 잔재는 1945년 이후 두 초강대국 미국과 소련이 새로운 세계질서의 형성을 좌우하는 가운데 급속히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책과함께. 이재만 옮김. 1474쪽(1권: 724족, 2권: 7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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