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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선명상 미리 체험해보니…"집중하면 삶 전체가 명상"

송고시간2024-05-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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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31일 오후 진관사를 향하는 북한산 자락에 모인 기자들에게 홍대선원 준한스님이 '걷기 명상'에서 중요한 점을 이렇게 강조했다.

준한스님은 "걷기 명상 따로 있고 소리 명상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모든 게 다 명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선(禪)명상"이라며 '지금이 내 삶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집중하면 삶 전체가 명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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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원 기자
이세원기자

"내가 힘들면 자비 어렵다…자기 자비와 타인 자비 함께해야"

조계종 총무원장 "국회의원 등 대상으로 1∼2개월 한차례 명상 지도"

걷기 명상 지도하는 준한스님
걷기 명상 지도하는 준한스님

(서울=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취재진이 홍대선원 준한스님의 지도를 받으며 걷기 명상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지금부터 올라가는 동안 회사와 인연 다 끊으시고, 데드라인(마감시간) 걱정, 글 쓰는 걱정, 집안일, 다 끊으시고 온전히 걷는 것 자체만 하겠습니다. 순간순간 들리는 것, 보이는 것 그대로 경험하고 편안한 걸음 같이해보겠습니다."

31일 오후 진관사를 향하는 북한산 자락에 모인 기자들에게 홍대선원 준한스님이 '걷기 명상'에서 중요한 점을 이렇게 강조했다.

선두에서 이끄는 준한스님의 발걸음은 서울 도심의 행인보다는 훨씬 느긋했고 일행의 걷는 속도도 자연스럽게 스님과 비슷해졌다.

평소 몸에 밴 빠른 걸음을 잠시 접어두고 "사박사박" 소리를 내며 걸으니 그냥 지나쳤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듣지 못하고 지나치던 소리가 귓바퀴를 타고 들어왔다.

간화선 명상 지도하는 금강스님
간화선 명상 지도하는 금강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쪼르르르, 쪼르르르, 쒜륵, 쒜륵, 쪼르르르, 쪼르르르…"

규칙적인 개울물 소리 틈으로 벌레 울음이 파고들었다. 돌로 쌓은 어깨높이의 축대 위에 이름을 알지 못하는 여러 종류의 풀들이 개성을 뽐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잎이 무성한 나무 사이로 나비 두 마리가 술래잡기를 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날았다.

15분 정도의 짧은 산책이었지만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에 집중하며 걷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바쁜 일상에도 조금만 시간을 내면 지친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준한스님은 "걷기 명상 따로 있고 소리 명상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모든 게 다 명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선(禪)명상"이라며 '지금이 내 삶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집중하면 삶 전체가 명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관사 함월당에서 만난 혜주스님은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사랑과 친절의 마음에 집중하도록 하는 '자비 명상'을 소개했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은 일행은 종소리와 함께 혜주스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타인의 친절을 경험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자비 명상 지도하는 혜주스님
자비 명상 지도하는 혜주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누군가의 돌봄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중략) 누군가로부터 따뜻함을 받았던 순간이 있다면 잠깐 떠올리고 그 순간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합니다. (중략)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과 친절의 마음을 내 마음에 보내봅니다."

혜주스님은 사랑과 친절의 경험을 되새기고, 이를 우선 자신에게 향하도록 안내했다. 또 타인에게도 이를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우러나도록 유도했다.

명상을 마친 뒤 한 참가자가 '많은 사람이 떠올랐지만, 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하자 혜주스님은 "자기 자비와 타인 자비는 같이 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비를 못 주겠다는 마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어요. 왜냐면 내가 우선 힘들거든요. (중략) 자신이 편안하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이 숨 쉬게 도와주기 힘들어요."

금강스님 지도받아 간화선 명상 체험하는 취재진
금강스님 지도받아 간화선 명상 체험하는 취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앞서 화두에 집중하는 '간화선 명상' 체험을 지도한 금강스님은 나를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내가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었는데 나를 기억해주지 않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것이다. '싫다', 혹은 '좋다'는 감정이나 과거의 경험이나 정보에서 벗어나 그대로 사물을 보고 느끼면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금강스님은 강조했다.

"어제를 내려놓아야 오늘을 온전히 만납니다. 어제를 가득 채워놓고 오늘을 만날 수 없어요."

조계종은 종단 차원에서 대중적인 선(禪)명상 보급하려고 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참가한 명상 체험은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의견 수렴 등을 위해 이뤄졌다.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서울=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31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현재 개발 중인 선명상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그램 개발을 지휘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현대인이 겪는 마음의 고통이나 자살 등 사회 문제에 관해 "마음을 스스로 제어하고 스스로 정리·정돈하지 않으면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며 "마음 평안 운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선명상이 전 국민을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특히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분들도 함께하면 좋겠다고 판단해 국회의원 중 불교 신자 혹은 명상에 관심 있는 이들을 모아서 1∼2개월에 한 번씩 직접 명상을 지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계종은 내달부터 8차례에 걸쳐 명상 지도자를 교육하고 9월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선명상대회 때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진관사에서 걷기 명상하는 취재진
진관사에서 걷기 명상하는 취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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