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를 끌고 가듯 사나운 기세로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포착됐다. 어미가 새끼를 잃고 극복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아 포악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1일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모습은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1시50분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드론 카메라에 잡혔다.
드론에 포착된 장면을 보면 어미 남방큰돌고래는 죽은 새끼를 주둥이에 물고 사나운 기세로 헤엄을 치고 있다. 다큐제주는 “지금까지 이런 행동을 보인 남방큰돌고래는 없었다”며 “새끼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포악한 행동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은 죽은 새끼를 주둥이에 올리거나 가슴지느러미에 안고 다니고 좀 더 큰 새끼의 경우 등지느러미에 걸치고 다닌다”며 “이 어미는 지금 극복하기 힘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에 확인된 새끼 남방큰돌고래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개체로 추정됐다.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죽음이 포착된 건 올해 들어서만 아홉 번째다. 지난달 16일에도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 돌고래를 연신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돌고래 무리는 마치 장례를 치르는 듯 새끼를 품고 주둥이에 올리며 유영했다. 해당 고래 역시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어린 돌고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한반도 해역에 사는 30여 종의 고래류 중 개체수가 가장 적은 종으로, 한반도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해양보호생물이다. 과거에는 제주 바다 전역에서 발견됐으나 현재는 개체 수가 줄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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