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경쟁 당국이 빅테크를 겨냥한 반(反)독점 조사를 강화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 오픈AI 이사회 옵서버(참관인) 자격을 포기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오픈AI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 8개월 동안 옵서버 활동을 통해 이사회 독립성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이사회 활동에 관한 통찰을 얻었다”며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상당한 진전을 목격했고 회사의 방향에 확신을 갖게 됨에 따라 이 역할(옵서버)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옵서버 포기 결정이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오픈AI는 소중한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앞서 오픈AI 이사회에서 옵서버로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도 해당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애플의 옵서버 합류는) 오픈AI의 챗GPT를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 탑재하기 위한 계약의 일부로 논의됐지만 그들은 그렇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파트너 및 다른 투자자들과 정기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픈AI 대변인은 이를 “핵심 전략적 파트너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과 교류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8조 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한 대주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의 쿠데타로 쫓겨났다가 복귀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을 계기로 이사회에 옵서버로 참가해왔다. 애플 역시 지난달 오픈AI와 제휴한 데 따라 ‘애플 인텔리전스’로 불리는 생성형 AI 기능을 장착한 제품들을 올해 말 이후 출시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각국 경쟁 당국이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거대 기술기업들을 대상으로 반독점 감독을 강화한 데 따라 이들 기업이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제휴가 기업인수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EU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 경쟁사들에 오픈AI의 파트너십이 경쟁을 저해하는지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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