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당정이 과일류, 식품원료 관세 인하 조치의 만료 기한을 이달에서 하반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모든 신병교육대 훈련 실태와 병영 생활 여건도 긴급 점검한다.
국민의힘과 정부·대통령실은 2일 국회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물가 안정, 의료 개혁, 군 사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논의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고의 민생은 역시 경제”라며 “체감 경기가 여전히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부에 와닿는 경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에서는 여름철에 기상 악화로 채소류와 과일류의 수급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배추 1만 톤, 무 5000톤 이상을 비축할 것과 배추 예비묘 200만 주 이상을 확보해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군기훈련 사망과 관련해서는 군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군기훈련 표준 가이드라인을 즉시 배포하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위한 ‘신병영문화혁신 가이드북’을 제작해 이달 중 전군에 배포하기로 했다. 최근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훈련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순직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당정은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데 대해서는 간호사법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전세사기 특별법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선정해 조만간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당정이 전세사기 피해자 어려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피해자 주거 불안 해소와 보증금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현행 매입임대 프로세스를 활용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경매에 적극 참여해 낙찰 받고 피해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원하는 만큼 저렴하게 장기 거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당정은 민생 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민생경제안정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당은 저출생 대응, 민생 살리기 등 5개 분야 31개 민생 패키지 법안 추진에 정부도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고위 당정대협의회는 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 열렸다. 여당에서는 황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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