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175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내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최다선인 6선의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으로 압축되던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이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의 가세로 5선까지 확장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차기 국회의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대표의 ‘40년 지기’로 지난 대선에서 후보 지원을 총괄한 정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 관계가 최악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장이 필요하다”며 “누구보다 유연하고 여야의 타협과 대화 중재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국회의장 출마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여러 의원들과 상의해보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의 최다선 의원 가운데 선출됐다. 예외도 있었지만 이는 최다선 의원이 다른 직책에 뜻이 있는 경우였다. 총선 이후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조 의원과 추 전 장관의 이름이 먼저 언급된 이유다. 조 의원은 ‘친명’ 사무총장으로 4·10 총선 공천에 깊숙이 관여한 점이,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는 상징성이 각각 부각되기도 했다.
5선 중에서는 정 의원뿐 아니라 김태년 의원 역시 “꼭 6선 이상이 의장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우원식·윤호중 의원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또한 자천타천으로 전반기 의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선 의원들은 당권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대표 ‘연임론’이 일찌감치 대두되자 국회의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측면도 있다.
국회의장 후보군이 난립하면서 최다선 의원들이 선호해온 ‘추대’ 방식보다 ‘경선’을 통해 의장을 선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의장 선출을 예년보다 2주일 정도 앞당겨 5월 둘째 주쯤 진행해 여권 압박에 당력을 조기 집중할 태세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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