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에서 5세대 이동통신(5G)으로의 전환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LTE 요금제는 여전히 2200만 명 이상이 쓰지만 같은 요금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주는 저가형 5G 요금제가 신설되면서 가입자들이 선택할 유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27일 이동통신사들의 중저가 5G 요금제가 개편되면서 같은 구간의 LTE 요금제는 대체로 5G보다 불리해졌다. SK텔레콤 기준 이 구간에서 LTE 요금제는 월 3만 3000원에 1.5GB, 4만 3000원에 2.5GB, 5만 원에 4GB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5G 요금제는 월 3만 9500원에 6GB, 4만 5000원에 8GB, 4만 9500원에 11GB, 5만 5000원에 15GB, 5만 9500원에 24GB를 제공한다. 통신 품질을 고려하지 않고 데이터 제공량만 비교하더라도 LTE는 5G보다 혜택이 밀린다. 같은 6만 9500원 요금에 LTE는 100GB, 5G는 110GB를 준다.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KT의 LTE 요금제는 월 3만 3000원에 1.4GB, 4만 4000원에 3GB, 4만 9500원에 5GB, 6만 1000원에 30GB를 제공한다. 반면 5G는 월 3만 7000원에 4GB, 4만 5000원에 7GB, 5만 원에 10GB, 5만 5000원에 14GB, 5만 8000원에 21GB, 6만 1000원에 30GB를 준다. LG유플러스도 월 3만 3000원짜리 1.5GB 요금제부터 5만 9500원에 6.6GB 요금제로 구성된 LTE와 달리, 5G는 3만 7000원짜리 5GB 요금제부터 6만 1000원에 31GB를 제공한다.
이번에 개편된 중저가는 물론 기존 무제한 요금제도 3사 모두 LTE가 5G보다 가격에서 나을 게 없다. 마침 5G 중저가 요금제들의 데이터량이 LTE 가입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6.9GB)과 비슷하기도 해, LTE 가입자의 5G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비자의 요금제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해 5G 스마트폰으로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3사 기준으로 LTE 요금제는 유명무실한 선택지가 된 셈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 같은 문제제기에 박윤규 당시 과기정통부 2차관은 LTE 요금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5G 요금제를 낮추다 보니 LTE 가격이 더 비싼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며 “이론적으로는 (투자가 끝난) LTE가 5G 대비 더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부처와 통신사들도 관련 고민을 할 텐데 우선은 5G 요금제를 좋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이제 다음 단계는 또 고민을 더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1월 KT에 이어 이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월 3만 원대 구간을 신설하고 기존 4만~5만 원대 구간의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5G 요금제를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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