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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간호사 처우 개선 필요한 이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최근 간호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간담회를 가졌다. 간호사들 중 유독 한 간호사의 사연이 귓전을 맴돈다. 심각하게 사직을 고민 중이던 4년 전, 유연근무제가 도입된 덕분에 지금까지 간호사로서 전문성을 키워올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많은 간호사들이 유연근무제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표시하며 전국의 간호사들이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간호사는 어려움이 큰 직종이다. 특히 24시간 빈틈없이 입원 환자를 돌보기 위해 교대 근무가 필수적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간호사의 3교대 근무 비율이 50% 수준인 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82%에 달한다. 빡빡한 교대 근무표는 간호 인력이 부족한 탓에 수시로 바뀌기 일쑤다. 이는 삶 전반의 만족도 저하와 건강 악화, 잦은 이직의 주된 요인이다.

최근 주4일제 도입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육아휴직과 단시간 근무제, 재택근무 등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간호계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이미 일선 병원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0년부터 간호사가 특정 시간대를 선택해 근무할 수 있도록 일곱 가지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3교대 근무 간호사의 비율이 제도 도입 전 59%에서 도입 후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간호사의 67.8%가 바뀐 근무 형태에 만족감을 표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1월부터 주4일제를 도입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2022년 4월부터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3교대 근무뿐 아니라 다양한 근무 방식을 도입해 간호사마다 원하는 시간대에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정부는 2025년까지 3년간 시범 사업을 해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최근 다수의 간담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건의된 대표 사항 중 하나가 다른 병원의 동료 간호사들도 사업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같은 요구에 4월 발표된 ‘제2차 간호 인력 지원 종합 대책’에는 교대제 개선 시범 사업의 조기 전면 확대에 대한 내용이 과감히 반영됐다. 올해 7월부터는 후속 조치 차원으로 교대제 개선 사업을 전면 확대한다. 지나치게 낮게 설정된 인건비를 현실화하는 등 현장에서 제기한 문제점도 고쳤다.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나가고 신규 간호사의 임상 적응을 돕는 교육 전담 간호사의 배치도 대폭 늘린다. 지난 100년간 국민 곁에서 헌신해온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국가가 책임지고 개선하기 위해서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간호사들이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중차대한 과제다. 그 과실은 결국 모든 국민에게 ‘보다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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