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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서 보기 드문 젠더 이슈 '신선' 반응....韓 사회 민낯 드러내는 질문거리 던질 것"

'인터뷰X아카이브' 이은규 KBS PD

젠더 이슈 다큐 시리즈로 화제

지난달 방영된 ‘다큐멘터리 뉴스룸’의 스틸 컷.




“올드 미디어인 공영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여성 이슈를 감각 있게 내보낸 다큐멘터리여서 신기하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새롭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동시대적 이슈를 담아 깔끔하게 만든 건데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상영했으면 이렇게 신선하다는 생각까진 들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작년 6월, 단색 배경의 세트장에 앉은 사람들의 인터뷰와 함께 과거 아카이브(자료화면)를 재편집한 영상으로만 이뤄진 다큐멘터리 한 편이 KBS 전파를 탔다. 제목은 ‘다큐멘터리 개그우먼’. 개그우먼들은 각자 여성으로서 분투하며 시대 변화를 끌어내고 새로운 길을 만든 이야기를 풀어냈다. 감각적 편집과 글씨체의 자막에 담담하게 담아낸 이야기는 시청자와 평단의 호평을 끌어내냈고, 올해 ‘윤여정’, ‘국가대표’, ‘뉴스룸’ 등 후속편이 나왔다.

지난해 방영된 시리즈의 첫 편 ‘다큐멘터리 개그우먼’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킨다.


이 시리즈를 연출했던 이은규 PD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는데 시청자들의 반응 덕분”이라며 “사회가 고민할 만한 질문꺼리를 공영방송이 충분히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연작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개그우먼’이 방영된 후 다른 직군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반응이 왔고, 세 편 정도의 후속작 제작이 결정됐다. 다만 젠더 이슈를 확장성 있게 보여주기 위해 “‘각 편마다 다른 질문을 던지자’는 생각이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그래서 후속편은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한다. ‘다큐멘터리 윤여정’에서는 전형적 미녀와 거리가 있었던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까지 과정을 통해 여배우들이 겪는 사회적 차별을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 국가대표’에서는 배구선수 김연경, 축구선수 지소연, 골프선수 박세리 등이 출연해 남자 선수에 비해 열악한 대우, 똑같은 경기를 하면서도 급료·상금 등 대가는 훨씬 적은 불평등을 꼬집는다.



도쿄 올림픽 이후 방영된 ‘다큐멘터리 국가대표’는 시청률 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했던 ‘뉴스룸’은 보도국·편집국 내 벌어진 사건과 상황을 빌어 여성가족부 신설, 호주제 폐지, 여성혐오, 성폭력 ‘미투’ 운동 등 좀 더 직접적인 여성 이슈를 다룬다. 뉴스가 사회를 담는 존재다 보니 직접적 이슈를 이야기하는 게 불가피했고, 후반부는 현재진행형의 이슈인 젊은 남성들의 ‘백래시’를 정면으로 언급한다. 그는 “젠더를 내건 프로젝트다 보니 시의성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해외 인터뷰도 폭넓게 실었는데, 영상 속 뉴스룸의 모습은 한국이나 영미권 선진국이나 비슷한 고민을 안긴다. 그는 “비주얼이 강조되는 미디어 산업의 특성상 여성이 어찌 쓰이느냐는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더라”고 부연한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계기로 여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윤여정’.


이 PD는 시리즈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는 20·30대 또래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에 계속할 동력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다큐멘터리의 주 시청층인 50·60대 남성의 반응도 신경을 썼다. 젠더 이슈에 배경지식이 없는 60대 남성이 봐도 논리적으로 흠이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 과정에서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방송을 끝까지 본 후 곱씹어보며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봤다는 중년 남성들의 피드백도 받았다. 이번 작품이 사실상 ‘입봉’이었던 이 PD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싶다. 그는 “공영방송 다큐멘터리의 경쟁력은 한국사회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는 야성이 살아 있는 작품에서 나온다는 말에 동의한다”며 “신선한 시도가 (저 외에도) 많이 있는데, 노출이 많이 안 되는 것 같다. 느리지만 다들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던 이은규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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