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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2차전지株...4주 간 시총 11조 증발했다

코스피 최고가 경신 시도에도 2차전지 지수 1달 간 5%↓

금리 상승에 충격에 외국계 ‘매도’ 시그널로 주가 급락

일부 국내사도 LG화학 등 목표가 하향에 조정 동참

“주가 일시적 조정에도 2차 전지 산업 성장은 분명”





국내 증시에서 대표 성장주로 주목받던 2차 전지 업종의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고속질주했던 주가는 올해 들어 급작스러운 금리 상승기를 맞으며 급제동이 걸렸고 최근 외국계를 중심으로 한 비관론이 잇따르자 상승 동력이 크게 꺾인 모습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산업의 성장성은 여전히 기대된다는 평가도 많다.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5월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최근 4주 간 2차전지 종목 10개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5.5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이 1.34%, 0.95% 오른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K-뉴딜지수 중 바이오(2.27%), 인터넷(2.84%), 게임(3.03%) 등 다른 업종지수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2차 전지 대장주로 불리는 LG화학(051910)이 11.97%나 빠졌다. 삼성SDI(006400)SK이노베이션(096770)은 각각 3.27%, 3.53% 떨어졌고, 포스코케미칼(-4.33%), SKC(011790)(-5.96%), 일진머티리얼즈(020150)(-3.78%) 등도 동반 약세였다. 이에 2차전지 K-뉴딜지수 구성 종목들의 총 시가총액은 166조 3,000억 원에서 154조 8,000억 원으로 약 11조 5,000억 원 빠졌다.

2차전지 업종은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끈 대표 성장주로 평가된다. 2차전지 K-뉴딜지수의 지난해 연간 상승률은 109.6%에 이른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1월 2일의 종가가 31만 4,000원이었는데 연말 82만 4,000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변곡점을 맞이했다. 국제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들어가고 시장 금리가 갑작스럽게 튀자 주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금리 상승은 미래 수익을 당겨와 고평가를 받는 성장 업종에 큰 약점이 된다.

여기에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큰 충격을 더한 분위기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지난달 25일 LG화학에 대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내리면서 목표주가를 130만 원에서 68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할인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유다. 이어 모건스탠리도 삼성SDI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Equal-weight)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내렸다. 목표주가도 57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부 국내 증권사들도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섞인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차증권이 LG화학의 목표가를 140만 에서 110만 원으로 내렸고 삼성증권도(125만 원→110만 원), 미래에셋증권(140만 원→120만 원) 등도 LG화학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동참했다.

다만 2차 전지 산업의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낙관론도 아직 많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다소 흔들릴 수는 있어도 시장 성장의 방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은 명확하다”며 “수요자 측면에서 내연 기관차를 대체할 전기차와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재생 에너지 등의 성장이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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