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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데타 후 동맹군 분열...꼬여만가는 美 중동정책

터키·쿠르드간 충돌 격화로

IS와의 전쟁 난관 봉착

에르도안은 미국 보란듯

러시아와 관계 강화 나서

오바마, 내달 G20 정상회의서

양자회담 갖고 공동작전 호소

터키는 "귈렌 송환 우선돼야"

관계개선 해법 도출 미지수





터키 쿠데타로 동맹군 분열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직면한 미국의 대(對)중동 정책이 꼬일 대로 꼬인 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터키와 쿠르드의 동시지원이 필수적인데 이 두 세력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까지 끼어들면서 미국의 중동정책이 혼란에 빠졌다. 다음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공동작전을 호소할 방침이지만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동 외교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실패로 돌아간 쿠데타 이후 권력을 강화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테러세력 퇴치 명목으로 IS 전선에서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이후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터키를 방문해 중재에 나서며 쿠르드 공격을 멈춰달라고 요청했지만 터키는 29일에도 쿠르드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인 민주동맹당(PYD)과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자국 내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됐다고 보고 있다. 터키에서는 지난 26일 PKK 소행으로 보이는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11명이 사망하는 등 PKK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터키와 쿠르드 중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IS 격퇴를 위해서는 두 세력의 공동지원이 미국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쿠르드족은 시리아 북부와 터키 남부 사이 지역을 점령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군들의 대IS 전선 최후방에서 IS와 총을 맞대고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에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미국 입장에서 쿠르드는 IS와 지상전을 벌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세력이다. 미국에는 터키도 잃을 수 없는 동맹이다. IS와 전쟁을 치르기 위해 미 공군이 터키에 주둔해야 하는 군사적 이유뿐 아니라 앞으로 경제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터키라는 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재미학자 펫훌라흐 귈렌 송환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가 벌어진 터키는 보란 듯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정세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쿠데타 이후 첫 해외순방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지난해 11월 터키군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사건 이후 교류가 끊긴 양국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러시아는 공군을 터키에 주둔시켜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의 의도가 현실화할 경우 시리아 휴전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 중인 미국의 중동 안정화 전략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미국 입장에서 터키가 러시아로 기우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터키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미국이 꺼내 든 것은 결국 정상회담이다. 29일 백악관은 다음달 4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하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별도 양자회담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두 정상이 만나 IS 격퇴전 및 양국 간 지속적인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만남이 터키와 쿠르드 간 갈등 중재의 성격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의 의도대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터키 내에서는 귈렌의 송환이 정상회담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임기가 곧 만료되는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11월에 당선되는 신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터키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경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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