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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申년 과학기술계 R&D 키워드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R&D)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중소기업 기술지원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의 구현이다. 올해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R&D의 기본적 지향점은 이런 정부의 국정철학을 지원하는 한편 과거의 추격형 연구에서 선도형 연구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하는데 맞춰져 있다.






1. 중소·중견기업 기술지원
올해에도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출연연들의 다양한 기술 지원 및 기술이전 사업이 전개된다. 먼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중소기업을 세계 최고의 히든 챔피언으로 키우기 위한 ‘백만조(百萬兆)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는 2017년까지 연구원 창업과 연구소 기업의 설립을 장려해 중소기업 100개사를 신규 설립하고, 500개사의 중소기업을 지원해 1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ETRI는 이 500개 기업의 매출을 각 20억원씩 늘림으로써 총 1조원의 매출 견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취임한 이상훈 신임 원장은 ETRI가 세계 속의 연구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6가지 추진전략도 마련했다. R&D의 방향성 재정립과 선진화된 경영체제 도입, 세계적인 연구그룹 육성, 중소·중견기업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창조경제의 선도적 역할 수행, 내부 창업역량 강화가 그것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전국 17개 창조경제 혁신센터와 대기업이 참여하는 가치체인(value chain)형 지식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기업 생태계 완성에 올해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 KISTI는 지난해에만 35개의 패밀리 기업을 지원, 2,600억원의 매출증가와 420명의 고용증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200억원이 넘는 투자유치도 이뤄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경우 중소·중견기업 지원 예산을 주요사업비의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애로기술을 현장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인력 파견을 확대하고, 기업 수요에 맞춤화된 연구개발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장규태 생명연 원장은 “최근 당뇨병치료제 관련 연구소기업 나노바이오텍을 설립했다”며 “우수기술을 활용하고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열악한 한방산업 육성을 목표로 연구원이 보유한 사업화 유망기술을 소액 또는 무상으로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다 연구시설, 장비 등의 인프라를 지원하고 멘토링을 통한 중소기업의 애로기술 해결로 기술경쟁력 강화를 전방위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다.






2. 파리기후변화협약 대응
작년 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참가국 196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는 선진국에 더해 개발도상국도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된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가 제출한 목표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의 감축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은 이 만만찮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기술의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 파리기후변화협약 대응전략 구축에 돌입했다.

이중 에기연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기후변화대응 6대 핵심기술인 태양전지, 연료전지, 바이오연료, 이차전지, 전력IT,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의 연구개발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이기우 에너지연 원장은 “세계 최고의 기후변화 대응기술을 파리기후변화협약 대응 확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획과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각 연구실 단위로 핵심 원천기술 연구가 가능하도록 연구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탄소자원화의 허브기관의 역할에 집중한다. 이에 맞춰 탄소자원화 생태계 조성 전략을 수립하고 정보·네트워크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이산화탄소의 포집-전환-활용에 이르는 전주기 핵심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필수 산업 소재의 원천기술 개발이나 지속가능한 소재 생태계 구축, 창의적 융합·협력연구 기반 조성 등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 중소형 원전·연구로 추가 수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원자력 기술 최초의 유럽 진출 사업인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OYSTER)의 성공적 수행을 발판 삼아 올해에도 연구로 추가 수출과 중소형 원전 ‘스마트(SMART)’의 상용화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연구소 기업 발굴과 융합연구 활성화에 바탕한 국가 R&D 성과를 통해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국가차원의 과학기술 프로젝트 달성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 연구로 추가 수출과 관련 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KAERI 컨소시엄’을 구성, 네덜란드의 대형 연구로 건설사업 ‘팔라스(PALLAS)’ 수주에 도전한다. 작년 11월 사전자격심사를 통과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 작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태다. 원자력연은 또 연구로 건설을 계획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등과의 협력도 확대·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도전하는 스마트 원전은 올해를 수출 상용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건설 전 설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사우디 현지의 부지요건에 부합하는 핵연료와 원자로 계통, 보조계통, 기기설계를 완성해 3년 뒤 건설허가 획득을 목표로 예비안정성 분석보고서 작성에 돌입하게 된다. 김종경 원자력연 원장은 “이를 통해 오는 2050년까지 약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중소형 원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창조경제 시책에 부응코자 비발전 분야의 융복합을 통한 기술 사업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라며 “연구소 기업과 연계해 양전자 단층 촬영(PET)용 산소 농축수 생산 기술과 초전도 선제 제조기술 등의 상용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사용후 핵연료의 평화적 재활용을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소듐냉각고속로(SFR), 수소 생산용 초고온가스로(VHTR) 등 4세대 원전의 핵심기술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포부다. 덧붙여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국내 핵융합연구 20주년을 맞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의 연구 주도권을 선도할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핵융합 파생기술과 플라즈마 응용기술을 개발 중인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기술이전 등 핵융합 생태계 조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4. 달 탐사 프로그램 시동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항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해 한국형 발사체(KSLV-Ⅱ) 자력 개발과 한국형 달탐사 프로그램의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그 일환으로 작년 12월 나로우주센터에 엔진 연소시험설비 3종을 준공, KSLV-Ⅱ에 탑재될 7톤급 3단 액체엔진의 100초 연속 연소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까지 완공되면 10개의 독자적 발사체 개발 인프라가 확보된다.

그동안 국내에는 이런 대형 추진기관의 수용이 가능한 시험시설이 전무해 해외시설을 이용하거나 축소모델 시험으로 대체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2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험발사체 발사 일정에 맞춰 제작과 시험, 평가가 반복 수행될 예정”이라며 “엑체 엔진과 각 구성품은 물론 발사체 서브시스템과 체계모델의 조립·시험도 본격 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달 탐사 프로그램의 경우 올해 20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이에 2018년 발사 예정인 시험용 달 궤도선과 심우주 통신용 지상국의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고해상도 광학망원경을 위시한 과학 탑재체와 우주인터넷 탑재체를 개발 중에 있는데 항우연은 1단계 시험용 궤도선 개발에 약 1,978억원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2단계로 오는 2020년까지 궤도선과 착륙선 개발을 마치고, KSLV-Ⅱ에 실어 자력 발사하게 된다.

최기혁 항우연 달탐사연구단장은 “우리나라는 저궤도·정지궤도 위성의 개발과 운용 경험에 힘입어 달 탐사의 기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약 30%의 미확보 기술 가운데 추진시스템은 해외 산업체, 심우주 항법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국내 주도로 개발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항우연은 올 상반기 중 NASA와 달 탐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5. 특별함을 도약의 계기로
2016년이 여느 신년과 달리 유독 특별한 곳들도 있다. 개교 45주년을 맞은 KAIST와 설립 40주년의 한국기계연구원, 30주년의 한국식품연구원, 그리고 올해 본원 착공이 예정돼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이 그렇다. 이런 기관들은 그 특별함을 도약과 발전의 계기로 삼는데 역량을 모을 예정이다. KAIST는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이오기술과 헬스케어 분야와 관련해 선도적 의료서비스의 제공에 노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또한 정부시책에 발맞춰 창의와 도전정신을 갖춘 미래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K스쿨’을 올해 도입·운용한다. 이는 창업 인재 양성에 맞춤화된 학·석사 통합 교육과정이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올해 재학생 30명을 대상으로 K스쿨을 시범운영한 뒤 확대 운영에 나설 것”이라며 “동문 기업에 학생을 파견해 애로기술 해결과 경영 마인드 습득 경험을 쌓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설립 5년째를 맞는 IBS는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내에 들어설 본원 설계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6월경 착공에 들어간다. 또 중이온가속기 구축을 위한 부지조성 공사와 핵심장치 제작, 그리고 우수 신진연구자 유치에도 지속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기존 YS(Young Scientist) 프로그램을 확대, 더 많은 인재들을 유치하는 한편 앞으로 선정될 신규 연구단을 본원에 우선 배치함으로써 본원의 연구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김두철 IBS 원장은 “IBS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설립된 혈관 연구단과 나노의학 연구단을 포함, 총 26개 연구단을 체재를 갖추고 세계가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내놓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류 공동 과제인 지구온난화 문제 등의 해결에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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