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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이집트·1992~1996·사진) 전 사무총장이 별세했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안보리 2월 의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라미레스 유엔 주재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부트로스갈리 전 사무총장이 별세했다는 부고를 통지받았다"며 이에 따라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표들은 1분 동안 묵념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사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집트 외교관이자 정치인 출신인 그는 아랍·아프리카 출신 첫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당시 그가 선출된 데에는 아프리카 국가이면서도 아랍 국가인 이집트 출신으로 중동 사태를 해결하는 적임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 그는 14년 동안 이집트 외무 담당 국무장관을 역임했고 지난 1977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을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에도 수행했으며 이집트대표단을 이끌고 이스라엘과 실무 협상을 벌여 이듬해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이끌어내는 데 중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재임 기간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대규모 기아 사태 해결에 나섰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1994년 르완다 대학살에 대한 유엔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비판을 받았다. 또 1990년대 앙골라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노력도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트로스갈리 전 사무총장은 아랍어는 물론 영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미국 유학파로 카이로대에서 국제법과 정치학을 가르쳤던 서방통이었다. 또 그는 친한파 인사로 재임 기간 중인 1993년 12월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임기 막바지인 1996년 11월 재임에 나섰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좌절됐다. 당시 안보리 투표에 부쳐진 그의 재임명 결의안은 찬성 14표, 반대 1표를 얻었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김현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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