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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경기회복 복병 우려

고유가에 원·엔환율하락 겹쳐 수출기업 채산성 한계점 도달<br>금리상승도 가계·기업에 부담…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잇따라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한편에서는 고유가ㆍ원고ㆍ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추세가 하반기 우리 경제의 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위협하고 있고 원ㆍ엔 환율의 하락으로 일부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이미 한계점에 이른 상태다. 더구나 시중금리가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업들의 금융비용 증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이자 부담 등도 하반기 경제의 복병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내외 위협 요인이 본격화되면 우리 경제의 상승 모멘텀이 꺾일 수 있다”며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현재 LG경제연구원은 당초 상반기 4.1%, 하반기 4.4%로 각각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는 소폭 상향하고 하반기는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송태정 연구위원은 24일 “유가와 환율 등 여러 불안요인 때문에 경제회복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최악의 저점은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당초 극명한 ‘상저하고’형 경기추이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와 유사하게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ㆍ설비투자ㆍ소비 등의 일부 부문에서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둔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연구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올리고 있는데도 경계론 역시 만만찮은 이유는 우선 지속적인 원화 강세로 우리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수출물가의 환율 탄력성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원화가치 절상이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진행돼 우리 수출기업들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침식되고 있다”며 “원ㆍ엔 환율 하락에 대응한 우리 기업들의 수출단가 인하폭이 점차 줄고 환율 하락 흡수 여력이 고갈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는 미국 달러에 대해 지난 2004년 1월부터 3년 동안 20% 절상됐고 엔화 대비 환율은 같은 기간 30%의 절상률을 기록, 수출물량이 90년 이후 매년 14.2%씩 증가하는데도 채산성은 떨어지고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특히 “원ㆍ엔 환율 10% 절상시 해외 시장에서 중형차 가격은 3%, 소형차는 7% 인하되는 등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환율 하락의 타격을 기업이 전부 자체흡수하게 돼 있어 우리나라 양대 수출산업의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도 우려요인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인도분 가격은 69.14달러로 거래를 마쳐 7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전세계 일일 석유 수요 증가율은 2%로 전년의 0.9%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 앞으로 중동 정세 불안이나 일부 지역의 여름철 태풍 피해 등으로 석유 공급이 줄어들면 유가가 지난해 최고점인 78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유가가 추가 상승하면 성장저하ㆍ물가상승 등으로 세계경제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한국이 포함된 12개국의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한 임원은 “국제유가가 70달러를 웃돌고 원ㆍ엔 환율이 710엔선까지 떨어지면 경제 균형이 깨지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회복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유가 수급 악화와 최근의 환율 추세를 볼 때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외여건이 악화되자 이르면 다음달 콜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국고채 금리는 연일 오르면서 국고채 5년물의 경우 21일 5.47%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한국경제의 회복세가 그다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도 21일 “과잉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와 환율에 역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정부 당국의 딜레마”라며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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