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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제휴] 기고.. 금융권 겸업화와 대응방향

고성수 한국금융연구원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어느때 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별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시중자금들이 빠른 속도로 증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반 투자자들도 그동안 여기저기 투자해 놓았던 쌈짓돈을 모아 증권회사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현재와 같은 최첨단 정보사회에서 바쁜 점심시간을 쪼개가며 은행으로, 증권사 객장으로 뛰어 다니는 모습을 한심스레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여 최근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상호간 업무제휴를 통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전략적 제휴는 외환위기 이후 더욱 치열해진 경쟁하에서 전개되는 개별 금융기관의 생존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이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겸업화의 적극적인 대응으로도 분석되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내 전략적 제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함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금융기관의 겸업화는 빠른 속도로 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겸업화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의 경우에도 그동안 금융산업의 분업주의를 규정해 온 글래스-스티걸 법안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면적인 폐지를 앞두고 있다. 또한 우리와 유사한 금융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도 최근 단행된 금융빅뱅을 통해 금융기관간 장벽을 크게 낮추는 등 겸업주의로 한걸음 바싹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국제 금융환경의 변화는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진전된 개방화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면과제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향후 본격적으로 개방된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들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무장한 선진 금융기관들과 국내시장을 무대로 한판 격렬한 전쟁을 치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개별 금융기관은 미래에 펼쳐질 금융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을 명확히 파악하여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필요역량의 자체개발,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 등을 들 수 있는데 이중 전략적 제휴는 해당업무의 자체개발시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한편 이질적인 금융기관과 합병시 우려되는 문화적 충돌을 회피하고 안정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다른 대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번히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는 다른 대안에 비해 관계가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불안정성을 단점으로 갖고 있다. 이 경우 해당 금융기관의 경영전략 및 노하우를 공유하던 제휴 상대방이 경쟁자로 돌변하여 보다 치열한 갱쟁관계로 발전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BNP 은행과 스페인의 방코벨라스카 은행은 제휴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서로가 잠재적인 경쟁기관임을 알게되어 실패로 돌아간 사례가 있다. 향후 국내 금융기관의 겸업화는 한동안 이종 금융기관간 또는 외국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융기관의 중복투자에 대한 비판이 큰 현실을 감안할 때 규모의 경제를 목표로 하는 동종 금융기관간 전략적 제휴의 경우 상호보완적 기능의 결합이 기대되는 한편, 외국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는 자본유치 및 선진 금융기법의 전수 등의 잇점이 있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의 겸업화에 대해 정부는 은행·보험·증권의 3대축을 중심으로 핵심업무에 대해서는 전업주의를, 부수업무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겸업을 허용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세부지침을 확정치 않고 있어 이종업종간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방침을 투명하게 설정함으로써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 노력에 적극 부응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략적 제휴에 따른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에 대비하여 감독체계도 적절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한편 개별 금융기관들도 구체적인 전략적 제휴의 형태 및 방식을 검토하기 에 앞서 장기적 비전과 전략목표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제휴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경영목적 및 전략의 효율적 달성을 위한 방법 중 하나이다. 따라서 개별 금융기관은 경영전략을 명학히 설정한 후 자사의 핵심역량 및 경영자원을 파악하여 부족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 보완 방안의 하나로써 전략적 제휴를 검토함으로써 무분별한 투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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