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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본협상] ④ 서비스시장 개방 어디까지
입력2006-06-01 09:38:04
수정
2006.06.01 09:38:04
정부가 한미 FTA 추진 방침을 정하는데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부문이 바로 서비스시장이다.
우리 나라 서비스산업이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기준으로 각각 56.3%, 65.5%에 달하고 있는데도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돌파구를 서비스산업의 성장에서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전술도 간단하다.
'보호막'을 걷어치우고 개방과 경쟁 체계를 도입하면 스스로 강해진다는 것이다.
본협상에 임하는 우리측 협상팀이 손에 쥔 양허 리스트에 서비스업종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이유다.
◇금융서비스
금융서비스부문의 개방 협상 대상은 ▲ 외국금융기관이 국내에 지점이나 현지법인을 설립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적 주재 ▲ 미국에는 있지만 우리 나라에는 없는 신금융서비스 ▲ 국내 지점이나 현지법인 없이 제공되는 국경간 금융서비스 거래등이다.
아울러 이들 분야에 대한 개방방식을 열거주의(포지티브제)로 할지 포괄주의(네거티브제)로 할지가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상업적 주재는 포괄주의로, 국경간 금융서비스 거래는 열거주의로 각각개방하는 방안을 제의할 방침이다.
양측의 최대 쟁점은 신금융서비스 허용 여부와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중미, 호주, 싱가포르, 칠레 등과 맺은 FTA를 보면 신금융서비스에 대한개방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우리 나라는 국내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개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면 개방하면 골드만삭스 등 같은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국내 신금융서비스 시장을 완전히 잠식해버릴 게 불을 보듯 뻔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의약품.의료분야 의약품 분야는 한미 양측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엄청난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측은 자국 제약사의 신약, 즉 오리지널 약품의 가격은 높이고 국내 제약사의 신약과 동일한 성분의 복제 의약품(제네릭 가격)은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선 복제약품의 경우 오리지널 약의 80%선까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있다.
이런 가격 보장이 사라지면 국내 제약업계는 연구개발 비용 마련의 어려움으로복제약품 생산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아울러 이렇게 되면 오리지널 약 사용의 증가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 악화나환자부담 증가 등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측은 아울러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약값의 인하를 위해 시행 중인 약값 조정제도에도 강력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는 영리목적의 주식회사 병원 허용 여부가 관심사항이나 한미 양측 협상보다는 우리측의 입장조율이 우선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교육.법률.회계서비스 분야 교육분야 쟁점은 대학 등 고등교육 분야의 영리법인 진출 여부다.
미국은 고등교육 분야의 경쟁력이 월등한 만큼 자국 유수대학의 한국내 분교 설치, 국내 대학과 합작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교육개방을 통한 대학교육의 경쟁력 제고, 국내 학생의 해외 유학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고등교육 개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있다.
다만 미국측이 교육 개방시 운영수익을 송금할 수 있는 영리법인의 허용을 요구할 경우 학교법인을 비영리법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사립학교법과 충돌이 예상돼 입장이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치원과 초·중등교육 부문은 미국 측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고 우리 정부역시 절대 개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별다른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회계서비스의 경우 정부가 국내 서비스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개방을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측간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법률.회계서비스의 개방단계별 시기에 따라 국내 법률 및 회계법인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양측간 주장이 엇갈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방송.광고.공공서비스 분야 방송 관련 한미 FTA 쟁점은 방송 제작프로그램 비율과 외국자본의 출자.출연 비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방송법 시행령과 방송위원회 고시에 따라 국내 방송사업자는 국내 제작프로그램을 일정비율 이상 편성해야 하며 방송업도 외국자본은 33%까지만 지분을 가질수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업과 유선방송사업자는 외국 정부나 단체, 외국인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법인으로부터 재산상 출자나 출연도 받을 수 없다.
미국은 이러한 제한을 규제라고 판단,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서비스도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우리 나라보다 앞서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협상과정을 분석한 결과, 미국이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분야로 나타났다.
공정경쟁 정책을 명분 삼아 국내 공기업 독점분야에 대한 시장 개방을 요구할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정부는 전기와 수도, 가스 등 공공서비스분야는 국가 근간에 해당하는사항으로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와 미국 측과 어떻게 의견을 조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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