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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업들을 그냥 놔줬으면…

기업들이 요즘 앞다퉈 비상경영에 들어가고 있다. 지난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다그쳤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우리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위기상황이 올 것"이라며 위기관리 경영을 선언했다.

대기업들의 비상경영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유럽발 경제위기로 수출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2일자로 보도한 하반기 경기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기업들이 국내 및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낮게 전망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투자를 확대하고 매출ㆍ영업이익 목표를 늘려 잡는 등 공격경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설문에서 나타났다. 유럽 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는 뜻밖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설명은 이렇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미국 수출 시장이 극심한 정체를 보인 상황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은 오히려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미국 시장에서 1위를 향한 고군분투를 벌였을 정도로 투지가 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외적인 어려움에 당당히 맞서 공격적 목표를 설정한 기업들이 국내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안팎으로 이중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은 심히 우려된다.

특히 올해 연말의 대통령 선거와 이로 인한 각 후보진영의 포퓰리즘 정책, 무차별적인 반재벌 정책 공약 등은 기업의 명운을 가를 정도로 위협적 불안요소들이다. 여기에다 현 정부 주도의 동반성장 주문도 기업에 큰 부담이다. 이는 서울경제신문 설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동반성장이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50.6%에 달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정부와 정치권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기업들과 한 편이 돼야 한다. 그 해답은 얼마 전 기자가 만난 한 대기업 사장의 푸념 속에 들어있다고 본다. "제발 정부가 기업들을 그냥 놔줬으면 좋겠어요. 기업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해외 오지에서 먹고살겠다고 영업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가만히 놔둬도 죽지 않기 위해, 뒤쳐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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