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 아이 돌보란 법 있나요. 저도 아이 키우기 위해 휴직합니다.” 출산ㆍ육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전통적 남녀 역할 관계 변화 등으로 남성 육아휴직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남성 육아휴직자는 모두 1,2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39명에 비해 74%, 지난해 전체(819명)와 비교하면 57% 늘어난 수치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육아휴직제도는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나, 임금보전 등의 지원제도가 없어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 그러다 2001년 11월부터 고용보험기금에서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용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1년 단 2명뿐이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2년 78명에 그쳤고, 2003년 104명, 2004년 181명, 2005년 208명, 2006년 230명, 2007년 310명, 2008년 355명 등으로 서서히 증가했다. 이어 2009년 502명과 지난해 81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2008년부터 육아휴직 대상자가 만 6세 이하의 영유아 부모로 확대되고, 부부가 모두 일을 하고 있다면 1년씩 2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도 지원을 확대해 가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월 50만원 정액에서 통상임금의 40%(최저 50만원ㆍ최대 100만원)로 인상하면서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6개월 이상 장기 육아휴직자를 공무원 정원에서 제외,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장기 육아휴직자에 대한 대체 인력 충원이 다양해지게 되면 직장 내에서 눈치보기 현상이 줄어들어 육아휴직 활용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매우 낮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008년 1.21%, 2009년 1.41%, 2010년 1.96%에 이어 올해 2.37%로 집계됐다. 그나마 활용도가 높은 공공부문도 남성의 육아휴직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중앙부처별 육아휴직현황을 살펴보면 여성공무원의 육아휴직 이용률은 27%에 달했지만 남성공무원은 1%에 그쳤다. 반면 2007년 기준 스웨덴 남성의 육아휴직제도 이용률이 20.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