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업계 노사에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심각한 위기를 절감한 각 업체 노조들이 사측의 자구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한편 정부의 자동차산업 지원 ‘카드’도 노사관계의 변화를 견인해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업계의 임단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물론 수 십년 동안 갈등을 되풀이 한 자동차업계 노사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계열사인 부품전문기업 위스코 노사가 지난 3일 ‘2009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화합 선언’을 하고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을 회사에 위임했다고 5일 밝혔다. 임주오 위스코 노조 위원장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회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스코 노조의 임금 회사 위임 결정은 올해 본격적인 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노사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공장간 물량조정에 노사가 합의한 현대자동차는 올해 임단협도 사실상 무분규로 신속하게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측은 물론 윤여철 노무총괄 부회장 역시 최근 “지난해까지 반복됐던 소모적인 임단협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달 중순께 시작되는 현대차 임단협이 파업 등의 충돌 없이 진행될 경우 7월이면 노사합의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또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및 이로 인한 공급 부족 등의 악순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기아차 노사의 ‘상생’ 움직임도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김종석 금속노조 기아차 지장은 지난 2일 일산 킨텍스 서울모터쇼에서 열린 ‘쏘렌토 R’ 신차발표회에 참석해 “자동차산업 의 생존를 위협하는 당면한 경제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내기 위해 현재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나서 자구노력의 의지를 직접 밝힌 셈이다. 또 기아차 노조는 사측이 경비절감을 위해 지난 3일 제안한 각종 복리후생제도 축소 방안도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GM대우는 이미 노조와 한시적인 복지제도 축소에 합의한데 이어 지난달 6일에는 전직원의 임금을 10% 줄이는 안을 타결시키는 등 노사‘상생’에 앞장서고 있다. 쌍용차는 법정관리가 진행돼 인력감축을 앞두고 있지만 한상균 노조 지부장이 지난 2일 서울모터쇼에서 열린 C200 공개행사에 참석하는 등 사측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