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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키우는 MB정부 공약 점검] 서민경제 부문

생활비 30% 줄여주겠다더니… 유류세도 3년전 반짝 인하 그쳐<br>통신요금 인하도 시늉만…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어<br>물가 급등속 양극화 심화… 시민단체 "친서민정책 F"<br>부동산 세부담 완화 불구 공급 확대 부분선 실패


지난 2007년 12월 발표한 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정책공약집 78~79쪽. 여기에는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류세를 인하해 에너지 가격을 10% 내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08년 3월 정부는 치솟는 국제유가에 밀려 그해 12월까지 유류세를 10% 한시 인하했다.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유류세를 당장 낮출 분위기가 아니다. 현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친서민 정부'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금융위기라는 변수와 보육 정책 등 일부 이행된 정책을 감안해도 60점 이상을 주기는 어렵다. 낙제를 겨우 피한 점수다.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대선 공약 이행실적 중 서민경제 부문에서는 낙제점인 'F'를 줬다. ◇생활비 30% 줄었나=대선 공약 가운데 서민 대책의 핵심은 '서민 주요 생활비 30% 절감'이었다. 당시 대선 공약의 세부내용에는 석유 관련 세금을 인하하고 각종 소득공제를 확대해 총 4조2,000억원의 서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됐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류세의 경우 에너지 가격 인하라는 정책 목표로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교통세와 등유에 붙는 특별소비세를 10% 인하하고 영업용 택시의 LPG 특별소비세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당시 10개월간 잠깐 인하했을 뿐 다시 원상복귀했다. 장애인 복지차원에서 발표한 LPG특소세, 교육세 면제는 아예 시행되지 않았다. 통신요금 20% 인하도 통신사들의 초당 과금제, 기본요금 인하 등이 뒤따랐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쳤다. 이달 말 통신요금 태스크포스(TF)의 결과가 나오지만 석유 TF 결과와 마찬가지로 밋밋한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계획은 오히려 물가가 올랐다면서 인상으로 바뀌었다. 생활비 절감의 또 다른 핵심 대책이었던 사교육비의 경우 대선공약에서 절반으로 낮춘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평균 사교육비 총액은 21조1,357억원으로 2007년보다 1,100억원 늘었다. 고교다양화 300, 영어공교육, 대학입시 자율화 등의 정책효과가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고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서민들은 여전히 무거운 사교육비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내 집 마련 부담 더 커져…전세난만=부동산 관련 공약은 세부담완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이행됐지만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에는 실패했다. 꼬여버린 보금자리주택으로 민간공급이 위축되고 공공주택마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실로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며 공급부족에 따른 전세난까지 불러왔다. 일단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을 높이고 종합부동산세 과표 상향을 통한 부담완화 등 세부담 완화는 이행됐다. 토지보상금 채권으로 지급, 용적률 상행조정, 기반시설 부담금 폐지 등도 이행됐다. 하지만 부동산 공약의 핵심이었던 50만호 주택공급은 애초에 무리한 목표 달성에다 공공이 민간의 공급을 축소시키는 구축효과까지 나타나며 연간 평균 37만9,871호의 건설에 그쳤다. 최근에는 반값 아파트 공약 실천으로 주목 받았던 보금자리주택도 주변 지역시세의 80~85% 수준으로 물러났다. 핵심이었던 반값 아파트 공약이 사라진 것이다. ◇양극화 오히려 확대=대선 공약 중 그나마 이행도가 높은 부문이 보육. 저출산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불임ㆍ난임 부부에 대한 의료비 지원 등이 실시됐고 소득하위 70% 이하 계층에 대한 정부의 보육시설 이용금액 지원 등도 공약에서보다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행됐다. 미소금융 시행을 통한 700만 금융소외자 신용회복과 고리 사채에 대한 대책 등도 일부 시행됐다. 하지만 정작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성장 정책을 통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ㆍ서민에 과실이 골고루 흘러가는 '낙수효과'를 노렸지만 실상은 일부 수출대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기가 회복됐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정작 서민들은 이를 느끼지 못하고 물가급등이라는 부작용만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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