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제어계측분야 정비 용역의 약 30%를 맡고 있는 울산 삼창기업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빠지는 등 최악의 경영부실을 빚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경제 큰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전 20개 가운데 14개의 제어계측분야 정비 용역을 맡고 있는 삼창기업은 현재 국내 전체 원전 관련 부분의 약 30%를 맡고 있다. 삼창기업은 그러나 지난해 532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현재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것으로알려졌다. 그 동안 울산의 지역 경제계에서는 삼창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지만 주력분야인 원전 제어계측 정비 용역 사업이 안전성을 담보하는 관급사업인데다 플랜트 분야의 경우도 사측이 대규모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하면서 단순한 루머 수준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실제 삼창기업은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발주하는 4억달러 규모의 대형 플랜트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두철 삼창기업 회장(사진1)과 이정훈 총괄사장(사진2)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두바이 왕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UAE의 폴리실리콘 공장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연 2,500t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아부다비와 두바이 태양광 발전사업에 소요되는 소재를 생산해 공급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앞서 삼창기업은 한국 기업 최초로 남태평양의 자원부국인 파푸아뉴기니(PNG)의 석유, 가스탐사권을 취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창의 현지법인인 YLP홀딩스가 파푸아뉴기니의 주요 석유탐사 지역 중 PPL313의 탐사권을 100% 취득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당시 삼창기업측은 “삼창측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이 지역은 세계적 에너지기업인 인터오일과 엑슨모빌의 탐사지역과 같은 지층대로 석유 및 가스매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창기업은 그러나 이번 부실경영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련의 해외 사업 성공 발표에 대한 진위 여부도 의혹을 받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S회계법인이 지난해 삼창기업의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동지역 플랜트, 건설 사업에서만 무려 2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삼창기업 이두철 회장은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이사장으로 재임중이다. 이정훈 현 총괄사장은 이두철회장의 아들로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사실상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울산 지역 경제계의 한 인사는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삼창기업이 갑자기 부실 기업으로 전락하게 됐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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