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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 첫 삽

올 하반기 철원 생창리 개방 십자탑·용양보 탐방로 구축<br>다양한 희귀 동식물의 보고 지뢰숲 등 전쟁 상흔도 체험

비무장지대(DMZ)의 경계를 지키고 있는 군인 앞으로 지난 60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DMZ 전경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여기서부터는 여러분 모두 저희와 같은 군복을 입으셔야 합니다"

올 하반기 민간에게 개방될 강원 철원군 생창리 DMZ생태ㆍ평화공원내 십자탑 탐방로를 지난 3일 한 발 앞서 방문했다. 남방한계선(SLL) 철책과 바로 맞닿은 십자탑 초소를 앞에 두고 가장 먼저 들은 말은 DMZ가 품은 아름다운 생태에 대한 설명이 아닌 이 같은 단호한 명령이었다. 철책을 너머 DMZ 안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방탄 조끼까지 착용해야 했다.

북한은 DMZ를 끼고 약 4㎞ 남짓 떨어져 있기에 이쪽의 행동이 훤히 내다보인다. 다수의 민간인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여서는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 이 지역을 지키는 3사단 측의 설명이었다.

찌는 날씨에 군복까지 갖춰 입어야 했지만 십자탑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의 전경은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할 만하다는 경탄을 자아냈다. 철책선 너머로 오성산과 김화남대천을 비롯해 북한 땅이 훤히 보였다.

지난 60년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자연. 전쟁이 남긴 상처는 컸지만 2,700여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DMZ를 얻은 것은 분명한 하나의 수확이다.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일원을 생태ㆍ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지난 3일 4년 5개월 만에 첫 삽을 떴다.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접경지역 일원에 2개 탐방로(십자탑 코스, 용양보 코스)와 숙박 등 편의시설을 조성해 세계 유일 분단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08년 2월 국정과제로 선정되며 추진돼 왔다

DMZ생태평화공원 내 탐방로 중 가장 먼저 개방될 예정인 십자탑 탐방로는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극소수 민간인을 제외하곤 철저하게 민간인 출입을 통제해온 구역이다. 이번 사업으로 60년 만에 길이 다시 열리는 셈이다.



검문소에서 시작해 3사단 후방CP(Command Post), 남방한계선(SLL)과 맞닿은 십자탑 초소, DMZ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십자탑을 걸어 다시 검문소로 돌아오는 약 13㎞의 코스다.

"단순히 전망대에 올라 북녘을 조망하는데 그쳤던 기존 DMZ 탐방과는 차별화된다"는 것이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용양보 코스는 생창리 마을을 출발해 용양보 습지, 암정교, 김화군청터를 거치는 약 9㎞의 코스다. 수십 년간 민간의 손이 닿지 않은 상태로 보존된 울창한 왕버들군락 습지 등의 생태자원과 끊어진 경원선 철교, 지뢰숲 등 전쟁의 상흔을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환경부 측은 "방문객들 중 북한에 고향을 둔 고령자 층이 많을 것을 고려해 차량을 통한 탐방도 계획 중"이라며 "지역 주민들을 생태ㆍ문화해설사로 활용해 마을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사향노루, 삵, 산양과 같은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2,710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DMZ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BR)으로 지정하는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오는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제24차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지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환경부 측은 "이변이 없는 한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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