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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회사채와 헐값 수수료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회사채 발행금리를 국고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거나 기준이 모호한 희망금리로 제시해온 기업들이 최근 민간 채권평가사가 제시한 회사채 금리(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현대오일뱅크가 민평금리에 0.02%포인트를 차감한 금리로 3,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ㆍ롯데쇼핑 등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발행금리가 정상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회사채 발행 시장이 정상화됐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발행금리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챙기는 인수 수수료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평균 인수 수수료율은 올 2ㆍ4분기 0.297%에서 7월 이후 0.273%로 하락했다. 올 초 회사채 인수 제도 개선 이후 기업실사 의무화 등으로 증권사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면서 수수료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던 것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0.30%의 수수료를 지불했던 발행사들이 0.25% 이하의 헐값 수수료를 내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0.3%의 수수료를 지불했던 롯데제과는 지난달 0.2%의 수수료만 내고 같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중공업ㆍ삼성테크윈 등도 1년도 안돼 수수료를 0.05%포인트씩 낮췄다.



압권은 롯데쇼핑이다. 대표주관 수수료도 내지 않으면서 인수 수수료마저 0.1%로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발행금리를 민평 기준으로 하는 대신 최저 수수료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발행금리가 정상화되는가 싶더니 이제는 기업이 대놓고 회사채 발행비용 부담을 증권사에 떠넘기고 있다. 결국 회사채 발행 시장의 주도권을 기업이 가지고 있는 한, 또 헐값 수수료라도 받고 인수에 나서겠다는 증권사가 있는 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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