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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금·가맹비도 체불' 해운대 놀이교육시설, 운영난 방치했나?

부산

    [단독]'임금·가맹비도 체불' 해운대 놀이교육시설, 운영난 방치했나?

    하루 전 폐원 사실 알리고 문 닫은 부산 해운대구 놀이교육시설
    3개월~1년 수업료 미리 받은 상태…확인된 것만 5800만 원
    교사 등 직원 임금도 수개월 체불…본사 가맹비 등도 밀려
    본사 "도의적 책임 통감하지만 폐원 계획 숨긴 건 아냐"

    부산의 한 유아교육시설의 폐원 안내문. 피해 학부모 제공 부산의 한 유아교육시설의 폐원 안내문. 피해 학부모 제공 
    수업료를 미리 받은 상태에서 돌연 폐업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놀이 교육시설은 이미 직원 임금을 체불해 고용노동부 조사를 받는가 하면, 본사에 가맹비조차 내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운영난을 숨긴 채 원생을 모집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가맹 본사에 대한 비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유아 교육'을 표방하며 운영하던 모 놀이 교육시설 부산 해운대점이 폐원한 것은 지난 15일. 원장 A(40대·여)씨는 폐원 하루 전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운영난을 호소한 뒤 다음 날 바로 문을 닫았다.

    해당 시설은 수업료를 분기별로 지급받고 있어 대부분의 학부모는 3개월에서 많게는 1년 치 수업료를 미리 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리 납부된 수업료는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5800만 원에 달한다. 학부모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CBS 취재 결과, 해당 시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극심한 운영난을 겪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시설 교사들은 몇 달 동안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이를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부산고용노동청 동부지청은 조사 끝에 A원장이 여러 직원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6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고용노동청 동부지청 관계자는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돼 조사 후 임금 체불을 확인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며 "A원장도 당시 임금 미지급을 인정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 A원장은 가맹계약을 체결한 본사 측에 원생 모집에 들어가는 홍보비와 교재·교구비, 가맹비 등 6천만 원가량을 내지 못하고 있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운영난이 수개월 동안 계속됐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신입 원생을 모집하는 등 무리하게 운영을 이어가다가 결국 폐원 사태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해 학부모 B씨는 "연초부터 교사들이 많이 그만두고 바뀌었다"면서 "영어선생님이 그만두더니 담임선생님이 관두면서 아이가 언젠가부터 통원버스만 보면 안 타겠다고 했다. 아이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본사 역시 가맹비조차 내지 못하는 해운대점의 열악한 운영 상황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나 관리를 하지 않은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학부모 C씨는 "원장이 부산시교육청에 폐원 신청을 문의할 정도로 내부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본사에서도 지난달 시설을 방문해 운영 상황을 살피고 갔는데 당시 본사 측과 원장은 상황이 힘들지만 잘 운영해보겠다고 얘기하고 돌아간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본사는 해운대점이 일방적으로 문을 닫은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A원장이 수업료를 부당하게 가로채려고 폐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수업료 환불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보육 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본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 원장이 수강료를 부당하게 가로채기 위해 폐원 계획을 숨기고 선납 결제를 유도한 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장도 이달 말까지 모두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불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받지 못한 가맹비 등 6천만 원의 채권 청구도 유보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본 아이들이 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원을 안내하고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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