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코리아 제공
링 위에 오를 때마다 명승부를 펼치며 한국 격투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3)가 UFC 무대에서 8년 만에 승리를 맛보고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최두호는 21일(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레모스 vs 잔디로바' 대회 페더급 경기에서 미국의 숨은 강자 빌 알지오와 맞붙었다. 최두호는 알지오에 2라운드 3분 38초 만에 TKO 승리를 따냈다.

시작부터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1라운드부터 알지오는 최두호에게 그라운드 싸움을 걸어왔다. 하지만 최두호는 이를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 최두호는 알지오의 저돌적인 테이크다운 시도를 효율적으로 방어했다.

2라운드부터는 확실하게 주도권을 점했다. 알지오의 체력을 빼놓은 최두호는 2라운드에 반복적으로 정확한 타격에 성공했다. 결국 알지오의 오른쪽 얼굴에 최두호의 레프트 훅이 꽂혔고, 알지오는 오른 눈을 감싸 쥔 채 경기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다.

즉시 심판의 경기 종료 판정이 떨어졌고, 최두호는 경기장을 찾은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최두호는 경기 후 눈물을 보이며 "많은 사람이 의심했지만 스스로를 믿으며 훈련해 이길 수 있었다"며 소회를 풀었다.

이날 승리로 최두호는 UFC 전적 4승 1무 3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 경기 전 최두호의 UFC 마지막 승리는 2016년 7월 티아고 타바레스(브라질)전이다.

최두호는 지난 2014년 UFC에 입성했다. 데뷔 후 후안 마누엘 푸이그(멕시코), 샘 시실리아(미국), 타바레스를 전부 1라운드 KO로 제압하는 등 매서운 경기력을 뽐내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2016년 컵 스완슨(미국)과 경기가 압권이었다. 이날 최두호는 판정 끝에 패배해 연승이 끊겼지만 상대와 엄청난 난타를 주고받는 명승부를 펼쳤다. 이 경기는 2022년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지난 2019년 경기 후 아쉬워하는 최두호. 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최두호는 암흑기에 빠졌다. 제러미 스티븐스(미국), 찰스 주르댕(캐나다)에게 연전연패해 상승세가 꺾였고 부상과 입대 등으로 긴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 작년에는 3년 2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지만 카일 넬슨(캐나다)과 대결에서 아쉬운 판정 속에 무승부를 거뒀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28)은 '필리핀 사자' 하이더 아밀에 1라운드 1분 5초 TKO패를 당했다. 최승우(31)도 스티브 가르시아(미국)에 1라운드 TKO 패배를 면치 못했다.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33)은 경기 전날 포도상구균 진단을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