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광주천변에서 오토바이와 자전거 통행이 금지된 구간을 통행하고 있다. 김한영 기자광주천변 산책로가 전동킥보드와 자전거 등의 무분별한 통행과 목줄을 채우지 않은 반려견이 활보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광주천변 산책로.
한 시민이 '자전거 통행 금지판'이 보이는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이곳은 밤낮 할 것 없이 시민들이 모여드는 광주 대표 산책로다. 일부 산책로 구간에는 자전거 통행 금지판 등이 설치돼 있지만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 사이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이륜차 등이 지나가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륜차는 차도가 아닌 금지 구역을 통행하면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경찰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광주천변 내 단속 실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를 관리하기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사고 예방 등 더 중요도에 따라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견과 산책에 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반려동물 공공 예절인 '펫티켓'을 지키지 않은 일부 견주들도 종종 눈에 띈다.
특히 날씨가 서늘해지는 오후에는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고, 배설물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주 북구에 사는 김모(62·여)씨는 "대부분 목줄을 잘하고 있지만 개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목줄을 채우지 않는 일부 사람이 있다"면서 "산책을 하던 중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뒤따라와 크게 혼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산책로 곳곳에서 목줄을 채우지 않고 활보하는 반려견과 배설물이 눈에 띄었지만 지자체의 과태료 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광주 북구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배설물 미수거로 적발된 건 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목줄 미착용으로 적발된 건은 2022년 3건, 2023년 3건, 올해 4건에 불과했다.
북구 관계자는 "부족한 인력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 직접 적발하기 어렵다" 면서 "명예동물 감시원과 광주시민의 숲 등 민원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돌며 적발보다는 캠페인 등 계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인근 광주천변에서 서식하고 있는 비둘기. 김한영 기자그런가하면 양동시장 인근 천변에서는 비둘기들이 수백 마리씩 서식하면서 주변을 지나는 일부 시민들이 거부감을 호소하고 있다. 누군가가 주기적으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
박모(37·여)씨는 "산책로에 수십 마리의 비둘기 떼가 있어 놀란 적이 있다"면서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비둘기가 없는 코스로 산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여 있는 비둘기들을 보면 강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비둘기 관련 민원이 들어올 경우 먹이를 주지 말라는 등의 자제 요청을 하고 있다"면서 "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할 수 있어 계도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