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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를 위한 약자의 논리

2024-07-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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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과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9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공성 강화를 위한 주요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한 업종에서 중소기업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업종 상단에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대기업이 존재합니다. 이 대기업이 만든 제품을 개조해서 2차 가공품을 만들려는 게 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입니다. 개발품은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유용해 보입니다. 하지만 걱정이 들었습니다. 과연 돈이 되면 해당 대기업은 이 중소기업을 그냥 내버려둘까 싶은 것입니다.
 
대기업은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업입니다. 왜냐면 지금도 부족한 게 없으니까요. 기존 수익사업에서 이미 충분한 돈을 벌기 때문에 틀을 벗어나는 게 불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혁신도 없는 것이죠. 새로운 시도가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니까요. 이 중소기업은 다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출해 발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상용화 되면 해당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삼키던지, 혹은 사업에 대한 제동을 걸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대체로 이런 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산업 전체가 대기업에 종속된 구조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실제 대기업의 기술탈취 행위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죠. 대기업은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생리니까요. 대기업의 시장 잠식을 막는 역할은 정부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규제가 되고 부정적으로 치부되기 일쑤입니다.
 
LCC가 늘어나자 아시아나항공은 위기를 만나 대한항공에 흡수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반대로 소비자는 어떨까요. 얼마 전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항공편이 보이더군요.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독점이 나쁘다는 것을 우린 모두 알고 있지만 국민을 볼모로 잡은 경제논리가 항상 겁을 줍니다.
 
요즘 뜨거운 상속세 논의에선 부자들이 해외로 다 떠난다며 약자들이 나서서 부자들을 옹호합니다. 재벌집단 총수일가 중에 상속세가 무서워 국내 사업을 팽개치고 해외로 도망갈 사람이 있을까요. 상속세가 적은 국가에 가면 부자들은 더 행복해질까요. 부자들만 위한 선진 국가는 없습니다. 후진국이라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럼 우리나라는 후진국이 되려 하는 걸까요. 경제논리는 늘 기득권 편에 서 왔습니다. 그래서 누구를 위해 좋은지, 실체를 따져볼 새도 없이 건전한 규제마저 죽었습니다.
 
이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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