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SG 점검)①우수 평가 무색…불완전판매 행위 여전
증권사 대다수 Social 부문 평가서 A등급
성비불균형·임금격차·소비자권익보호 여전히 미비
2024-07-24 06:00:00 2024-07-24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신유미 기자]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이 Social(사회) 부문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에 높은 등급을 부여한 것과 반대로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국내 증권사들이 Environmaental(환경)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었는데요. (관련기사: (금융권 ESG 진단)③석탄투자 못 거르는 ESG가 무슨 의미) S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사회' 부문 A 등급…노동 관행은 '미달' 
 
한국ESG기준원 증권사별 ESG등급.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평가 대상인 26개 증권사 중 ESG등급(종합) A를 받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 한화, 현대차증권입니다. 특히 이중 '사회' 부문 A 등급을 받은 곳은 삼성·미래에셋·한화·현대차증권입니다. A등급은 NH, 교보, 신영, 키움증권인데요. 상상인증권은 유일하게 D등급에 해당합니다. 다만 금융 비상장사인 메리츠·신한·IBK·하나·하이·한투증권 등은 지배구조 등급만 표기됩니다.
 
한국ESG기준원은 사회(S) 평가 모형의 경우 대분류 9개 중 두 번째 분류는 노동 관행입니다. 중분류로는 △공정하고 차별 없는 고용 △일과 생활의 균형 지원 △건전한 노사관계 형성 △근로자 역량 및 개발지원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 내 성별 간 임금 격차 및 성비 불균형 등은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10대 증권사의 남직원 대비 여직원의 1인당 급여 차이는 평균 502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비 또한 6:4로 집계되면서 남성 편중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성 임원 비중은 9%에 불과했습니다. 10대 증권사 중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13.8%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4%에 불과했습니다. 총 50명의 임원 중 단 2명만이 여성으로, 사외이사와 상무 각 1명씩입니다.
 
소비자 보호 뒷전
 
사회평가항목 중 5번째 대분류는 지속가능한 소비입니다. 중분류는 △소비자 권익 보호 거버넌스 △소비자 권익 침해 위험 관리 △소비자와의 소통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피해보상 △지속가능한 소비진작 등인데요. S부문 상위 등급을 받은 증권사임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 9곳의 증권사는 이른바 랩·신탁 돌려막기와 관련해 징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KB·하나·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유진투자·교보증권 등 국내 9개 증권사의 랩·신탁 채권 돌려막기 사례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밝힌 바 있습니다. KB와 하나는 관련 영업정지 처분을 이미 받았습니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고금리 장기 채권이나 기업어음(CP)을 사서 운용하면서 사실상 원금을 보장해줬는데요.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채권 손실이 발생하자 만기가 먼저 도래한 고객의 손실을 만기가 늦은 계좌로 돌려막거나 고유자금을 이용해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불법 자전거래를 한 증권사 랩·신탁 운용역들이 업무상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 기만행위도 여전합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4월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KB·NH투자·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증권)를 대상으로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부적합 투자자 판매실적 비중을 살폈습니다. 
 
그 결과 메리츠증권이 2023년에 6.8%로 급증하며 10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 10개 증권사의 부적합 투자자 판매실적은 2021년 대비 평균 40% 줄어들었지만, 메리츠증권은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부적합투자자 판매실적은 미래에셋증권 2.8%, 삼성증권 2.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자권유 불원 투자자 판매실적 역시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7.3%로 가장 높았습니다. 키움증권이 6.5%로 뒤를 이었고, 삼성증권도 5.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옵티머스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이 지난 2020년 7월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규탄 및 적정보상 촉구 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증권사 ESG 강조되는 이유는
 
ESG 경영은 모든 기업에 있어 강조되고 있는데요. 특히 증권사는 금융사인 만큼 그 책임이 더 큰 데다 국내 연기관은 ESG를 거래 증권사 선정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거래 증권사 평가 항목 중 '책임투자 및 사회적 책임 배점'을 '책임투자 및 ESG 경영'으로 변경한 후 5점에서 10점으로 배점을 높였습니다. 추가 점수는 ESG 및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발간 건수를 평가하는 '책임투자 보고서' 2점과 증권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확인하는 'ESG 경영' 3점으로 구성됐습니다. 공무원연금 역시 국내채권 거래증권사를 선정할 때 ESG 등급이 전체 점수의 7% 비중을 차지합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불완전판매 이슈 등이 있으면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 자본시장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금융사들도 적극적인 사적 화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최성남·신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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