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연체율 극심한 에이캐피탈, 재무·사업 안정성 '휘청'
건전성 지표 여신금융 업계서 최저 수준
지난해 적자 전환 이후 수익성도 악화
최대주주 PEF로 재무적 지원 기대 떨어져
2024-07-10 06:00:00 2024-07-1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5일 18: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에이캐피탈이 주요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건전성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취급을 중단하면서 영업자산도 대폭 위축됐다. 재무뿐만 아니라 사업 안정성 전반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대주주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만큼 재무적으로 특별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건전성 지표 업계서 최저…열악한 부동산PF 대출
 
5일 신용평가·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에이캐피탈은 지난 1분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이 15.4%다. 건전성 분류 채권 2183억원 가운데 연체액이 336억원이다. 지난해 말인 17.0%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24개 캐피탈사의 연체율 단순 합산 평균은 3.2%로 나온다. 에이캐피탈과 유사한 경쟁그룹 평균도 9.6% 정도다.
 
 
부실채권 비율 역시 업계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이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은 424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9.4%에 달한다. 고정이하여신은 기초 550억원에서 1분기 90억원이 새로 발생했지만 대손상각(114억원)과 채권매각(94억원)을 통해 규모를 줄였다. 이외 요주의이하여신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각 743억원, 34.0%으로 확인된다.
 
대손충당금은 225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이 53.1%다. 고정이하여신이 지난해 말 대비 줄었지만 충당금도 179억원 감소하면서 커버리지 비율이 20.2%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에 대한 완충력이 그만큼 낮아진 셈이다.
 
자산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관련 대출에 따른다. 에이캐피탈은 영업자산 1960억원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이 551억원이다.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461억원, 브릿지론이 90억원으로 파악된다.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8.1%로 매우 높은 상태다.
 
브릿지론 비중이 낮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 대다수가 중·후순위 대출이고, 건별 대출 잔액이 30억원~60억원으로 높은 점이 부담이다. 지난 3월 회사가 공시한 ‘디아트디벨롭먼트’ 부실채권 사례도 대출금액이 50억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자산과 자본 규모 대비 거액여신에 해당하는 만큼 소수 부실 발생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게 위축된 총자산…수익성도 '빨간불'
 
에이캐피탈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동산PF와 개인신용대출 등 영업자산 신규 취급을 제한하고 있는데 그 결과 외형도 크게 위축됐다. 고금리 환경이 조성되기 전인 2021년 5760억원이었던 총자산은 2022년 5050억원, 2021년 3369억원, 올 1분기 2805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 넘는 사이 절반으로 축소된 셈이다.
 
해당 기간 영업자산 구성과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PF 대출은 1063억원에서 461억원으로, 일반기업대출(브릿지론 포함)은 1655억원에서 913억원으로 줄었다. 이외 개인신용대출이 1277억원에서 2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일반할부리스도 995억원에서 345억원으로 감소했다.
 
투자유가증권만 30억원에서 484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자금융은 지난 2021년 대주주가 바뀌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강화했던 분야다. 다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지속되면서 이 역시 별다른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건전성 저하로 인한 대손비용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영업자산 감소로 이자수익은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93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올 1분기도 –40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대손비용은 지난해와 올 1분기 각각 296억원, 21억원을 인식했다. 반면 이자마진은 지난해 98억원에 불과했으며 올 1분기는 4억원 뿐이었다. 자본 내 이익잉여금은 전년도 말 기준 132억원 정도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손실이 계속되면 결손금으로 전환될 수 있다.
 
  (사진=에이캐피탈 홈페이지)
 
실질적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재무적 기대 어려워
 
에이캐피탈 지분은 키스톤뱅커스1호유한회사와 아시아경제 신문사가 각각 79.6%, 20.4%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키스톤뱅커스1호PEF를 통해 키스톤뱅커스1호유한회사 지분 60.4%를 갖고 있는데, 아시아경제의 실질적 최대주주는 키스톤엔젤스제2호PEF다. 즉 에이캐피탈 최대주주 역시 PEF인 셈이다.
 
에이캐피탈은 영업 정상화 차원에서 올해 초 수장을 신한금융지주 부문장 출신인 허영택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한 바 있다. 주요 임원 구성은 아시아경제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관련 인사,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출신 등으로 꾸려져 있다. 임원은 여러 차례 연임하면서 2021년 이후 큰 변동 없는 모양새다.
 
신용평가 업계서는 최대주주가 PEF인 만큼 에이캐피탈의 계열 지원 가능성도 반영하고 있지 않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PEF 사업 목적이 경영권 참여, 구조조정 등으로 투자사의 가치를 높여 수익을 얻는 데 있다”라면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투자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에이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상황이 기존에 영업하는 부분도 중단되고, 구조조정 이런 부분이 있다”라면서 “문의하신 내용에 대응할 수 있는 담당자가 따로 없다”라고만 말했다.
 
황양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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