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계엄 트라우마' 상담, 광주 센터 216건…'피해 경험자들' 상처 컸다
정신건강복지센터·트라우마치유센터 상담 현황
비상계엄 관련해 12월 134명, 264건 상담 진행
전진숙 "트라우마 높은 대상 맞춤형 대책 필요"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이 외부로 이동하고 있다. 2024.1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상담기관에 도움을 청한 이들 중 상당수가 과거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말까지 한 달 동안 최소 134명이 국가에서 지원하는 상담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받은 상담 건수는 총 264건에 이른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 직후 시민들 사이에선 불면과 불안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계에선 관련 스트레스가 장기화하는 경우 전문적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트라우마와 관련해 상담을 지원 받을 수 있는 곳으로는 시도 및 시군구별로 설치돼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 그리고 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와 권역별 트라우마센터 등이 있다.
이 중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뤄진 상담 현황을 보면 지난 달 3일부터 24일까지 총 45명을 대상으로 합계 48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상담이 이뤄진 지역은 서울 11명, 부산 9명, 경기 7명, 대전 5명, 경북 4명, 광주 3명, 울산 3명, 강원 1명, 전북 1명, 제주 1명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내담자들의 연령대는 20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13명)이 그 다음이었다. 그 뒤는 30대·40대(각각 6명), 50대 5명, 20대 이하 2명 순이었다.
상담은 내원·마음 안심버스·상담부스 등 대면으로 22건, 전화 등 비대면으로 26건이 진행됐다.
전남 광주에 위치한 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에선 전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상담이 진행됐다. 지난 달 31일까지 89명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총 216건의 상담을 받았다.
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제주 4·3 사건 등의 국가 폭력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받은 사람과 그의 가족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과거 국가 폭력을 경험한 사람들의 정신적 피해가 특히 컸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전진숙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국민 대다수가 불안, 두려움 등 심리문제를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과거 국가 폭력 사태를 경험한 국민, 계엄 현장 목격자, 상관의 부당한 지시로 계엄군이 되었던 군인 등 트라우마 발생 가능성이 높은 대상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