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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들었다고 총 세발 쏴…美 흑인, 경찰 총격에 숨졌다

등록 2024.07.24 11:38:34수정 2024.07.24 13: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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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국에서 한 흑인 여성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미 일리노이주 경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한 흑인 여성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미 일리노이주 경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미국에서 한 흑인 여성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각)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6일 미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발생했다.

이날 흑인 여성 소냐 매시(36)는 자신의 집에 침입자가 있다고 생각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숀 그레이슨(30)은 동료와 함께 현장에 도착했고, 집 주변을 수색했으나 아무도 찾지 못했다.

경찰은 매시의 집을 둘러보며 그에게 운전면허증을 요구했다. 매시가 신분증을 찾던 중 경찰들은 스토브 위에 끓는 물이 담긴 냄비를 발견하고 그에게 그것을 치우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매시가 냄비로 다가가자 그레이슨이 갑자기 총을 꺼내더니 그에게 겨눴고, 냄비에서 머리 떨어지라고 경고했다.

경찰이 공개한 보디캠 영상을 보면 매시는 끓는 물이 담긴 냄비를 싱크대에 쏟으며 "나는 예수의 이름으로 당신을 꾸짖는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를 들은 그레이슨은 매시에게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당신의 얼굴에 총을 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매시가 "알았다. 미안하다"라며 냄비를 내려놓고 몸을 숙이자, 그레이슨은 "빌어먹을 냄비 당장 내려놓으라"고 소리쳤고 이내 세 번의 총성이 울렸다.

총격 후 그레이슨은 동료에게 "끓는 물을 우리 머리에 쏟게 할 순 없다. 그리고 이미 우리에게 닿았다"며 "이 망할 년은 미쳤다"라고 말했다.

머리에 치명적 총상을 입은 매시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레이슨은 해고됐으며 지난 17일 체포됐다. 현재 그는 1급 살인 및 공무상 위법행위 혐의로 기소됐는데, 재판에서 "그녀가 예수의 이름으로 나를 책망하겠다고 말하면서 끓는 물을 들고 내게 먼저 달려들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매시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지만 경찰에게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았다"라며 "그녀는 단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을 뿐이다. 얼굴에 총알을 맞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백인 여성이었다면 이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이번 사건을 인종 차별적 범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매시가 경찰의 손에 숨진 것은 미국에서 흑인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자주 맞닥뜨린다는 현실을 상기시킨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20년 5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언급하며 의회에 경찰개혁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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