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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HUG, 전세사기 주택 경매 낙찰 2개월새 700가구 넘어

등록 2024.07.10 06:00:00수정 2024.07.10 07: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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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군 의원실, 6월 기준 HUG 낙찰 743가구

서울 빌라 낙찰률 34.4%…연중 최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북부지사의 모습. 2024.01.2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북부지사의 모습. 2024.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든든전세주택' 공급을 위해 전세사기 피해주택 등을 '셀프 낙찰' 받기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700여가구가 넘는 주택을 확보하면서 빌라 경매시장의 '큰손'이 됐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28일 기준) HUG가 낙찰받은 다세대·연립 주택 및 오피스텔은 총 743가구로 집계됐다. 

HUG가 지난 5월7일부터 경매 낙찰을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약 두 달 만에 700가구가 넘는 주택을 확보한 것이다. HUG 관계자는 "내년까지 1만가구를 공급해야 하다보니 지난 3월 민생토론회 때부터 제반사항 준비를 거쳐 5월부터 빠르게 낙찰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찰받은 743가구는 전부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한 다세대·연립·오피스텔이었으며, 낙찰가는 적게는 7900여만원부터 많게는 3억5000만원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었다. 

HUG의 공격적인 매입으로 실제 빌라 경매시장 낙찰률도 크게 올랐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에는 연립·다세대 주택 1196건이 매물로 나와 411건이 낙찰, 전월(27.8%) 대비 6.6p(포인트) 상승한 34.4%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로 올해 초 낙찰률이 10% 내외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든든전세주택'은 전세사기 피해를 절감하고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HUG가 함께 실시하는 주거정책으로,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당시 국토부에서 발표한 대책 중 하나다.

HUG의 든든전세주택은 전세금반환보증 등으로 보증금을 대위변제한 뒤 경매로 넘긴 주택을 직접 낙찰받아 무주택자에게 전세로 공급하는 방식이며, LH는 기존 매입임대 방식을 활용해 오피스텔·다세대 신축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향후 2년 간 LH(1만5000가구)와 HUG(1만가구)를 합쳐 총 2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며, HUG는 1만가구 중 올해 3500가구를 배정해 오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단독]HUG, 전세사기 주택 경매 낙찰 2개월새 700가구 넘어


든든전세주택은 임차인 입장에서는 장점이 많다. 우선 공기업인 HUG가 집주인이기에 안전하고, 무주택자라면 소득·자산 기준 없이 추첨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으며, 주변 전세시세 대비 90% 이하의 저렴한 보증금으로 최대 8년(4 4년)까지 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사기 등으로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면서 재무 건전성 우려가 지속돼 온 HUG 입장에서도 셀프낙찰을 통해 빠르게 채권을 회수하고,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HUG가 빠른 물량 확보를 위해 타 입찰자 대비 지나치게 높게 입찰가를 책정할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거나 경매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HUG의 매입 대상 주택이 수도권에만 한정돼 있어 부산, 대전 등 지방의 경우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보증발급기관인 HUG가 임대사업까지 맡게 됐음에도 이를 담당할 인력이 아직 부족해 운영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HUG에 따르면 현재 든든전세주택 매입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 수는 총 17명이다.

윤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로 빌라 기피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셀프 낙찰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며 "심지어 보증발급기관인 HUG가 임대사업까지 하게됨에 따라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 사업에 대한 인력 충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HUG 관계자는 "경매시 HUG보다 입찰가를 더 높게 부른 입찰자들이 해당 주택을 낙찰받아 가는 경우도 있고, 자체 기준에 따라 경매를 진행하고 있어 무조건 입찰가를 높게 책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미 임차인에게 돌려준 보증금이 셀프낙찰을 통해 상계되기 때문에 경매를 위한 제반비용을 제외한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HUG의 경우 대위변제 주택 자체가 수도권에 거의 몰려 있어 수도권만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지방에도 LH에서 매입임대를 통해 든든전세주택을 공급 중"이라며 "다만 추후 모니터링을 통해 지방 사고 발생 건수가 늘어날 경우 공급 범위 확대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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