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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바이러스 완치 후에도 면역체계에 흔적 남는다

등록 2024.07.09 16:36:30수정 2024.07.09 18: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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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후성유전학적 흔적 확인

"염증성 질환 가능성, 장기적인 환자 건강 모니터링 필요"

[대전=뉴시스] IBS가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약물치료 이후에도 조절 T세포에 염증성 흔적이 남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IBS가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약물치료 이후에도 조절 T세포에 염증성 흔적이 남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 신의철 센터장(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환자의 면역세포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남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13일 국제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IF 26.8)' 온라인판에 실렸다.(논문명:Epigenetic scars in regulatory T cells are retained after successful treatment of chronic hepatitis C with direct-acting antivirals)

C형 간염 바이러스(HCV)의 혈액이나 체액 전파로 인해 생기는 C형 간염은감염 시 절반 이상이 만성으로 진행되며 장기간 염증이 반복되면서 간이 굳는 간경화나 간암 등 합병증을 초래한다.

우수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며 완치율이 100%에 근접해졌지만 치료 후에도 환자의 면역체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이번에 IBS 연구진은 '조절 T세포'에 주목해 만성 C형 간염 치료 후 면역계의 변화 규명에 나섰다. 조절 T세포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시 수가 늘어나고 활성도 변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항바이러스제 치료 전후 조절 T세포의 상태를 비교해 바이러스 제거 후에도 많은 수가 유지됨을 확인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말초 혈액 속 조절 T세포가 많아진다.

RNA 염기서열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종양괴사인자) 생산 능력이 사라지지 않는 게 밝혀졌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변한 조절 T세포의 염증성 특성이 완치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어 연구진은 유전자의 후천적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첨단기법(ATAC-seq)을 이용해 치료 전후 조절 T세포를 비교한 결과,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 이후에도 면역에는 염증성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

공동 제1저자인 고준영 연구원은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간암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지만 면역에 남은 흔적이 회복된 환자의 면역체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염증성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생기면 만성 C형 간염 환자가 완치 후에도 염증성 질환이 잘 생기게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조절 T세포에 남은 흔적이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의철 센터장은 "다른 만성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유사한 후성유전학적 흔적이 남아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이후에 겪는 롱-코비드 역시 조절 T세포에 남은 흔적이 원인일 수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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