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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빠진 '반쪽' 8차 회의…최저임금 인상률 논의 또 못해(종합)

등록 2024.07.04 17:24:08수정 2024.07.04 18: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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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여부 물었으나…사용자위원 전원 불참

내년도 최저임금 관련 실질적 논의 안이뤄져

9차회의서 논의 시작하나…최초안 제출 '아직'

위원장 "심의기한 임박…경영계 결단 부탁해"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 위원들이 불참, 좌석이 비어 있다. 2024.07.0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 위원들이 불참, 좌석이 비어 있다. 2024.07.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권신혁 기자 =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이 지난 가운데, 경영계 없이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8차 전원회의가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4일 최임위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 전원이 불참하며 최저임금 인상 수준 관련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모두발언 후 최임위는 사용자위원 측에 참석 여부를 물었으나 전날(3일) 통보했던대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경영계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일부가 지난 7차회의에서 벌인 표결저지 행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8차회의에 불참할 것을 결정한 바 있다. 최임위의 미온한 대응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업종별 차등적용 표결에 반대하며 투표용지를 찢고 위원장의 지휘봉을 뺏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노총은 지난 회의에서 벌인 표결저지 행위와 관련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헌법과 최저임금법에 따라 모든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임금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지불 능력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애초의 법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에 논의 종결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요구에도 7차회의에서는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표결로 이어졌고 이에 민주노총은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반대하며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며 항의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요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회의들에서 업종별 차등적용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공익위원 측은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칠 것을 제안했다. 다만 민주노총 측은 표결에 반대해왔다.

한국노총 측에선 근로자위원 간사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민주노총 측 위원들의 돌발행동에 유감을 표했다.

류 위원은 "표결저지 행동의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과한 측면이 있기에 노동자위원 운영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이 표결에 참여한 이유는 업종별 차별적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공익위원 측에서도 민주노총의 표결저지 행위를 비판했다.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2일 전원회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근로자위원의 행태는 있을 수 없는 폭력"이라며 "유사사건이 재발할 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또 "어떤 조건에서도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민주적인 이행을 훼손하는 행위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면 이는 최임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 위원들이 불참, 좌석이 비어 있다. 2024.07.0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 위원들이 불참, 좌석이 비어 있다. 2024.07.04. [email protected]

권 위원은 정부를 향해 최임위 운영방식과 관련해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권 위원은 "이번 사태는 최임위 결정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제도가 갖는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운영방식 관련 유사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모색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경영계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인재 최임위 위원장은 회의를 열며 사용자위원의 불참과 관련해 "위원장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행과정이나 결정에 대해 아쉬움이 들 수 있지만 심의기한이 임박한 점을 감안해 정상적인 위원회 운영을 위한 사용자위원들의 결단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현재 법정심의기한을 훌쩍 넘기며 바쁘게 심의를 진행해도 모자랄 판에 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최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최초 요구안을 제시해 깊이 있는 수준 논의에 돌입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는 입을 모아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류 위원은 "이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같은 명확하고 직접적인 소득 분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노총은 더 이상 저임금취약계층 생계 개선에 있어 정부의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임금노동자의 희망은 지금 이 곳 최저임금위원회 뿐"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2년 연속 실질임금이 하락해 먹고살기가 매우 힘들어진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하루빨리 최저임금 수준이 현실을 반영한 수준에서 결정되길 바란다"고 했다.

결국 8차회의에서도 노사의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은 제시되지 못했다. 7차회의에서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부결로 매듭지으며 본격적인 인상 수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경영계의 불참으로 해당 논의는 사용자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9차회의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의결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최초안 발표 방식 등과 관련해 추후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제9차 전원회의는 오는 9일, 제10차 전원회의는 11일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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