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국내 반도체주는 하락세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하락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6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500원(5.86%) 내린 16만8600원에 거래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 중 최저 6.75% 떨어지며 16만72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전 거래일 대비 2400원(3.14%) 내린 7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장 중 최저 3.79% 떨어지며 7만3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28일(현지 시각)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300억4000만달러(40조178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매출액이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역대 최초다. 주당순이익은 0.68달러(909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엔비디아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엔비디아의 실적은 매출액 287억달러, 주당순이익 0.64달러였다.


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당초 시장의 전망치던 317억달러를 상회한다.

그러나 이 같은 호실적에도 엔비디아는 애프터마켓(시간외 거래)에서 6.92% 하락했다. AI(인공지능) 열풍이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AI 고점론과 엔비디아 거품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투심도 얼어붙는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AI 업황의 고점은 오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반도체주도 거시경제(매크로) 영향으로 주가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지만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본다. AI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회에서 차세대 제품에 대한 출시 및 출하 시점의 변동이 없다고 언급했다"며 "HBM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생산업체들의 HBM 출하 확대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반기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매크로 영향으로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양호한 AI 수요에 따른 실적을 기반으로 내년까지 긍정적인 업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 대만에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주요 행사인 '세미콘 타이완'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AMD 등 주요 반도체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며"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참석해 기술 설명을 진행할 가능성 높아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