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26일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가 당분간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데이마켓) 서비스 재개시점이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ATS(야간 대체거래소) 블루오션 측에 시스템 안정성을 입증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26일 금융투자협회에서 해외주식 거래를 담당하는 19개 증권사 부서장급 이상 실무자들은 비공개 회의를 갖고 미국 주식주간 거래 서비스 재개 여부를 중점으로 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실무자들은 블루오션에 요구할 공동의 요건을 만들고 금투협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 요건에는 "미국 ATS 주문체결시스템을 완벽하게 보완하지 않으면 증권사들은 서비스를 재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블루오션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내 증권사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블루오션 거래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 증권사들은 블루오션의 입장에 강경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14일 주간거래 서비스를 중단하고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블루오션에 시스템 장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송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데이마켓 서비스가 예고없이 중단되면서 발생했다. 데이마켓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50분까지 미국 주식 거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블루오션을 통해 매매가 이뤄진다.


이달 5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투자자의 매도세가 몰리자 블루오션이 오후 2시45분부터 체결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 차질로 국내 증권사 19곳에서 6300억원(약 9만계좌) 규모의 거래 취소 금액이 발생했다. 블루오션을 통한 거래는 미국 기준 오버나이트 세션(오버나이트)에 해당하는 장외 시장으로 분류한다.

이달 26일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보상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들에게 보상이 어렵다는 내용을 발송했다.

증권사들은 외화증권 매매거래 계좌 설정 표준약관상 면책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항은 천재지변·전시·사변이나 여기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인정된 사유에 따른 매매 집행 지연 또는 불능에 의한 고객 손해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블루오션의 일방적인 거래 취소로 촉발한 이번 사태에서 귀책 사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블루오션의 일방적인 거래 취소 당시 증권사들은 주간거래를 중단하고 주문 취소 및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증권사마다 작업 완료 시점이 달랐는데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의 경우 미국 증시 정규 거래가 시작될 때까지 주문 접수를 재개하지 못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규 거래까지 매매 중단이 이어져 급격한 변동성에 대응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다며 보상을 요구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시스템에 대한 안정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주간거래를 재개하지 않는 것이 투자자 보호에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한 결과"라며 "협회는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시스템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지속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