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6 전경. /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호조를 등에 업고 올해 2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5조원대를 상회한 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 5조5739억원, 3분기 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6조1886억원, 영업이익 5조1923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33%, 순이익은 4조1200억원, 순이익률은 25%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대비 매출이 32% 증가했다"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D램은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본격화한 HBM3E(5세대 HBM)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회사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낸드의 경우 eSSD(기업용 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다. 특히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새로운 PC와 모바일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며 여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판매가 늘어나는 한편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완연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한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HBM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용량 256GB 서버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DDR5 분야에서도 하반기에 32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 DIMM을 출시해 경쟁우위를 지켜간다는 방침이다.

낸드에서도 회사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60TB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eSSD 매출은 지난해 대비 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낸드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선보임으로써 실적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착공한 청주 M15X를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CAPEX(자본 지출)가 연초 계획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와 수익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투자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이를 영업현금흐름 범위 내에서 효율성 있게 집행함으로써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 하에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회사는 1분기 대비 4조 3,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기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