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성장에 힘입어 펀드 시장의 순자산이 올 들어 1000조원을 넘겼다./사진=금융투자협회

올해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펀드 순자산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TF의 쏠림 현상으로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은 정체된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체 펀드 전체(공모·사모)순자산총액은 1069억5000만원으로 전년 말 대비 98조1000억원(10.1%) 늘었다. 공모펀드는 415조9500억원, 사모펀드는 653조6000억원으로 각각 19.4%, 4.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펀드 순유입 자금은 총 64조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해외주식형 펀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해외주식형 펀드에 7조9500억원 자금이 흘러 들어오면서 순자산총액은 전년 말보다 16조원(39.4%) 늘어난 5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72조7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투협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 관련주 가치가 크게 올랐으며,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가 비교적 연착륙하고 있어 투자 심리가 견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14조4000억원이 순유입되며 순자산총액은 전년 말 대비 17조3000억원(13.1%) 늘어난 14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에 따라 국내 금리도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


주식형·채권형 공모펀드는 2020년 말보다 순자산총액이 각 35조4000억원(49.0%), 24조7000억원(74.1%) 성장했다. 반면 성장을 이끈 ETF를 제외하면 주식형 공모펀드는 2020년 말보다 2조원(5.0%) 줄었다. 채권형 공모펀드는 1조3000억원(5.0%) 증가하는 데 그쳐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거래가 쉽고 판매보수가 낮은 ETF로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는 규모 면에서 성장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주식형·해외주식형 ETF를 살펴보면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말만 해도 해외주식형 ETF 비중이 약 5%에 그쳤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41%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주식형·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은 각 40조7000억원, 28조3000억원 규모다.

노후 대비 연금 운용도 원활하지 않았다.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위주로 운용되고, 주식·채권형 공모펀드 투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게 금투협 설명이다.

이창화 금투협 자산운용·부동산본부장(전무)는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와 자본시장 밸류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협회는 정부와 함께 국민 재산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