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매시장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에 불이 붙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최근 서울에서 집값 반등 조짐이 보이자 경매시장에서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에 불이 붙은 분위기다.

1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응찰자수 상위 10위권은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수도권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가 싹쓸이했다.


서울에서 응찰자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푸르지오 85㎡(5층)로 41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10억4000만원 보다 높은 10억5189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01.1%를 기록했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동대림아파트 60㎡(5층)는 40명이 경매에 참여한 가운데 감정가 8억9500만원의 104.5%인 9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성동구 성수동1가 쌍용아파트 85㎡(15층)의 경우 감정가 11억4400만원보다 높은 14억179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22.5%까지 올라갔다. 응찰자수는 36명.


응찰자수 전국 1위는 경기 화성 팔탄면 진우아파트 40㎡(4층)로 73명이 경매에 참여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9600만원의 92.6%인 8888만원이었다. 이어 경기 의정부 민락동 송산팰리스 59㎡(16층) 경매에 49명이 몰려 2억2688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94.1%를 보였다.

공동주택 최고가 낙찰 기록도 지난달 나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에서 나인원한남 244㎡(4층)가 감정가 108억5000만원을 넘어서는 113억7000만원에 낙찰된 것.

경매업계에서는 보통 집값이 크게 오르고 전세품귀가 나타나는 상승기에 중소형 아파트 경매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본다. 높은 매매가에 경매를 통해 내집 마련을 하려는 움직임이 늘며 응찰자수와 낙찰률이 동반 상승하는 것이다.

집값 선행지표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어서는 경매건이 늘어난 것도 서울 집값 상승 흐름을 보여준다. 경매 감정평가액은 첫 입찰기일부터 최소 6개월 전에 정해지는데 최근에는 경매 시점의 감정가를 상회하는 값을 불러도 손해가 아닐 정도로 서울 선호 단지의 아파트값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낙찰가율이 122.5%까지 오른 성동구 성수동1가 쌍용아파트를 보면 같은 85㎡의 경매건이 지난해 10월 감정가를 상회하는 15억5500만원(19층)으로 신고가를 쓴 바 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푸르지오 85㎡ 역시 올들어 낙찰가와 비슷한 10억9500만~11억3000만원대에 매매가 성사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대형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중소형 아파트에 응찰자가 많이 몰리고 낙찰가율도 강세를 보인다"며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것은 감정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정도로 해당 지역이나 단지에 단기간에 상승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