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착공 물량이 줄어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지만 국토부는 공급 예정 물량이 충분하다며 우려를 불식 시켰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아파트 수급 불균형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착공 실적이 역대 두 번째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공급이 충분하지만 2년 내 추가 12만가구 공급이 예정돼 수급·매매·전세가격 안정화가 동반될 것으로 확신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6일 업계와 국토부 통계누리 '주택건설실적통계'(착공)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아파트 착공실적은 전년 동기(4만6128가구) 대비 18% 줄어든 3만7793가구다.

착공 지연·감소→ 신규 물량 뚝→ 전셋값↑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주택사업자들이 착공 시기를 미루자 착공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착공실적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크게 줄었다. 이 기간 수도권 아파트 착공실적은 전년(2만8211가구) 대비 25% 줄어든 2만1000가구로 2018년 이후 최저치다. 같은 기간 지방의 착공 물량은 1만6793가구로 전년(1만7917가구) 보다 6% 감소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의 아파트 착공실적 급감이 눈에 띈다. 경기의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은 전년(2만126가구)과 비교해 58% 감소한 8480가구다. 이는 2011년(5976가구)과 2012년(5637가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이다.


서울은 전년(6323가구) 대비 34% 증가한 8530가구, 인천은 지난해(1762가구) 보다 126% 늘어난 3990가구로 집계돼 대조를 이뤘다.
착공실적 감소와 지연에 따른 신규 물량 감소, 이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고공행진 중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6억477만원으로 집계돼 경기도 아파트 매매 평균 시세(5억4538만원)보다 비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전셋값은 상반기(4월)까지 0.2%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8% 올라 연간 3%대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해 우려를 더했다.

"공급 예정물량 충분, 집값 추세적 상승세 동의 못해"

이 같은 우려에도 국토부는 공급량이 적지 않고 공급 예정물량도 충분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연내 2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를 발표하고 2년 내 12만가구의 추가 공급도 예정돼 있는 만큼 공급량이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은 집값 상승세도 추세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확신한다.
국토부가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이 충분하다며 수급 불균형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김창성 기자

국토부는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 여의도지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및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을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HUG, 한국부동산원,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한국리츠협회 등 각 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진 차관은 "올 하반기에 지자체와 협력해 수도권 중심으로 2만가구 이상의 신규택지를 발굴하고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시세보다 저렴한 전·월세로 거주 가능한 공공 비아파트를 향후 2년간 12만가구를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H·HUG가 운영하는 '든든전세주택'으로 하반기 8500가구를 공급하는 등 앞으로 2년 동안 2만5000가구 공급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이며 충분한 공급물량이 대기 중임을 알렸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도 거들었다. 그는 "3기 신도시의 경우 총 8개 신도시 가운데 초기 발표된 5곳은 절차가 진행돼 하반기부터 약 5800가구 가량이 본청약에 들어가 5곳 모두 곧 착공되기 때문에 공급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기 신도시 물량이 총 31만가구에 달하고 다른 신도시와 달리 서울과 가까운 입지이기 때문에 공급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와 관련해 아직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들어보니 서울 및 수도권 가격 상승은 추세적 상승으로 가기에는 제한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신생아 특례대출 등의 영향도 9억원 미만 주택으로 제한됐고 금융당국에서도 가계 부채에 대한 관리 기조를 강하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도 힘을 보탰다. 김 정책관은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까지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각각 8만6000가구 수준"이라며 "지난 10년 장기평균 공급량인 3만8000가구를 훌쩍 뛰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은 아직 적지만 이번에 발표한 12만가구 공급 계획 등을 고려하면 집값 추세적 집값 상승을 예단하는 것은 조급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