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7.1/뉴스1 Copyright © . All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연 2% 대출 상품이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오는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예고하자 대출 막차에 타려는 수요가 몰렸고 은행권이 대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날 주담대 고정형 상품 금리는 2.93~5.76%로 집계됐다.


지난주 2.99~4.39%까지 내렸던 국민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3.13~4.53%로 올랐고 변동금리는 3.72~5.14%에서 3.78~5.20%로 올랐다. 자금 조달 비용인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는 내려가는 추세지만 은행이 부가하는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금리를 높여서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담대에 적용되는 감면금리 폭을 0.2% 포인트 줄이면서 금리가 소폭 올랐다. 지난달 28일 3.18~3.58%이던 혼합형 금리는 이날 3.34~3.74%로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시장 상황에 따라 주담대 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중 주담대 금리 인상을 계획 중"이라며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린 이유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은 한 달 사이 5조 3000억원이 늘며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 매입 계획 있다" 주담대 수요… 은행채 하락에 혼란

지난 5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 5조7000억원의3조8000억원(67%)은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이 차지했다. 여기에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8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64.9%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1월 주택 매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64.3%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이들이 주택을 매입하려는 이유도 '전월세에서 자가로 내집마련'이 44.7%로 가장 많았다.

일각에선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가 하락하는 가운데 주담대 금리가 올라 대출자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전날 기준 3.446으로, 2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은행채 5년물 금리 변동을 주기적으로 주담대 혼합형·주기형 금리에 반영하는데 은행채 금리 하락에 대출금리도 꾸준히 내려갔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2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당국의 정책기조에 따라 대출금리가 또 뒤바뀌면 시장에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며 "자율적으로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차주의 소득 등 상환 능력을 파악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