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은행 개인대출 및 소호대출 창구에서 직원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해 은행들의 이자순이익이 34조원을 넘으면서 2010년 만에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최근 부실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은행의 비용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순이익 규모는 3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이후 총이익(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내 이자이익 비중은 장기평균인 87.8%를 훌쩍 넘은 93%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영업자금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고금리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자금 수요가 늘면서 기업대출(연평균 28조5000억원)이 가계대출(26조95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리 하락기에는 가계대출이 연평균 32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기업 대출(17조1000억원)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 금리 상승기에는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2021년 2분기~2024년 1분기)가 38bp(1bp=0.01%포인트) 확대되면서 이자 순이익이 크게 올랐다.


한은은 금리 상승기에 이자수익 확대를 견인했던 기업대출이 향후 비용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대출 증가 폭이 클수록 상승기가 지난 후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에서다. 대출금리 하락 외에도 대출부실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함께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에 따르면 예대금리차는 2021년 1분기 1.88%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1.28%포인트로 낮아졌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직전 최저치는 1998년 2분기 0.5%포인트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부실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는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한 은행의 대출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등 미래 부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기간별 수익구조를 평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