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싼 IP로 신제품을 만들까
작년에 많은 피자 브랜드에서 포켓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피카츄 얼굴 모양의 피자부터 몬스터볼 모양의 디테일이 있는 피자까지. 굳이 로열티를 더 지불해야 하는 포켓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이유는 피자를 먹는 고객이 주로 어린이들이 많아서 더 많은 매출을 유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더 많은 매출, 즉 기존에 해당 브랜드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이 더 자주 이 마케팅 때문에 주문을 해서 단위 기간 주문이 늘어나거나 혹은 같은 주문이라도 콜라보레이션 메뉴가 가격이 더 높아서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 외에도 실제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점입니다. 평소에 고객의 관심 밖에 있는 브랜드가 영상 광고에서 누구나 아는 연예인을 모델로 써서 관심을 받는 것처럼 새로운 IP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은 기존에 해당 IP에 관심 있는 고객을 우리 주문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죠. 프로모션 이후 주문을 분석해 보면 기존에 주문 이력이 없는 고객들이 새로운 주문으로 유입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제품은 다음 방향의 메시지다
플랫폼이 커머스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강력한 브랜드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플랫폼이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통해 더 싸고 더 빠른 것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이는 어느 카테고리든 저가 및 필수품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항상 고객은 새로운 것에 목마른 분야가 있고 차별적 가치 제시는 모든 플랫폼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유니크한 고객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강력한 방법이 됩니다.
브랜드가 가격 싸움으로 고객에게 할인 경험을 지속 제시하면서 마진을 떨어뜨리고 브랜딩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을 끊을 때는 순간적으로 많은 주문 수 감소를 겪게 됩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야 바른 방법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할인을 유지하면서 브랜딩을 유지하려면 강력한 품질이 있어야만 하죠. 신메뉴는 할인 경험을 멈추고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비할인적 브랜딩 방법입니다.
신메뉴를 무엇을 내놓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가 달라집니다. 이렇게도 바꾸어 보고 저렇게도 변형해서 브랜드 본질과 다른 메뉴들을 잔뜩 만들어 핵심 고객이 이탈한 고객은 다시 예전 강력했던 아이템을 복각한 신메뉴를 내놓아 이탈했던 핵심 고객을 다시 모으고자 합니다. 반대로 늘 같은 메뉴로 오랫동안 고객을 붙잡다가 이제 시들해진 브랜드나 처음부터 실험이 이 브랜드의 브랜딩이었던 브랜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메뉴를 내놓음으로써 이제 브랜드가 과거에서 탈피하고 변화를 만드는 것을 고객에게 메시지로 내놓습니다.
준비된, 신제품을 통한 성장
신메뉴는 새로운 고객층을 증가시킵니다. 하지만 획득한 신규 고객은 잔존하는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메뉴 자체의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마라맛 버거를 출시해서 유입된 기존에 해당 브랜드를 주문한 경험이 없는 고객은 이번에 한 번 이 브랜드에서 마라맛 버거를 주문해 봅니다. 하지만 마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아무리 맛있는 마라맛 버거를 판매하는 브랜드라고 해도 이 고객은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라맛 버거를 주문한 고객이 이 브랜드의 원래 핵심 메뉴를 주문하게 다시 만들어서 이 브랜드를 습관성 주문 고객이 되도록 리타겟팅(re-targeting) 하는 방법이나 마라맛 버거의 인기가 시들해지기 전 트렌드를 반영한 다른 버거를 빠르게 출시하는 방법으로 트렌드 한 것을 좋아하는 고객이 이 브랜드를 떠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매번 트렌디한 메뉴를 내는 것은 정확하게 트렌드를 맞추는 것과 트렌드에 맞는 적합한 품질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 이것에 수반한 많은 광고 비용을 그때마다 집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새로운 메뉴가 단가가 높아서 새로운 이익을 더 많이 만들어 낸다고 해도 확률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죠.
따라서 트렌디한 메뉴를 계속 내놓는 것과 함께 이 브랜드의 기존 핵심 메뉴를 이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검증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외식 브랜드들이 새로운 메뉴에 많은 광고비를 들이지만 고객 이탈은 대비하지 못해 실제 몇 달 뒤에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부분이나, 트렌디한 의류 라인업을 내놓지만 해당 제품군 외에는 늘 입을 수 있는 중저가 상품군을 갖추지 못한 의류 브랜드 모두 새로운 아이템을 통한 성장의 모멘텀을 연속성 없는 전략으로 스스로 날리고 있는 셈이죠.
신제품의 타겟 고객
그렇다면 누구를 신규 고객으로 타겟팅 해서 신규 아이템을 기획해야 할까요? 브랜드 주문의 주력 고객층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브랜드 주문의 주력층이 누구인지 모르면 항상 이 브랜드의 메시지를 듣는 고객과 다른 고객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 메시지를 효과를 갖지 못합니다.
다시 외식 브랜드로 돌아와 40대 가장이 주로 주문하는 치킨 브랜드에 10대 입맛의 신제품을 내놓으면 낡은 브랜딩을 쇄신하는 멋진 전략으로 만들어질까요? 아닙니다. 40대가 좋아할 수준으로 10대 트렌디 메뉴를 변형해서 수요를 넓히는 것이 더 낫습니다.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찜닭을 판매하는 것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를 바라보는 고객층은 누구이고 그 핵심 고객의 주변 고객층을 신메뉴를 통해 우리 고객으로 만들고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브랜드 볼륨 확장의 좋은 방법입니다.
50대 여성 의류 브랜드 역시 20대 여성 라인업을 내놓지 않습니다. 다만 신제품으로 20대에서 유행한 컬러나 핏, 패턴을 50대가 소화할 수 있게 변형한 일부 라인업을 실험적으로 내놓을 뿐이죠. 그렇게 해서 40대 후반 여성 고객이 신규 고객으로 진입하면 브랜드는 연령층을 넓히려는 일부 시도를 성공적으로 한 셈이 됩니다. 혹은 연령이 아닌 가격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핵심 고객층 기준을 설정하고 인근 고객을 확장하는 신규 아이템 개발을 도모할 수 있죠.
전제는 우리 핵심 고객층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우리 핵심 고객층이 있다면 서브 고객층이 있고 이탈한 고객의 프로파일링이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를 쇄신하게 만드는 새로운 아이템은 어디에서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브랜드를 할인에서 구하고 고객층을 늘리는 좋은 사이클을 만드는 대상을 지정하고 이에 맞는 개발을 진행하고 피드백한다면 실험을 통한 성장은 가능합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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