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M 신설법인 경영정상화 길인가?] 하. 정상화 해법은?

한국지엠 연구분야 신설법인 계획이 첨예한 노사 대립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초 한국지엠 사태가 마무리된 지 불과 3개월만에 재현되는 노사 갈등에 인천지역사회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로 시작된 ‘한국지엠 철수설’ 여파로 남동국가산단 등 인천지역 1~3차 협력업체들은 물량 감소에 따른 심각한 경영 타격을 입었고 한국지엠 부평공장과 인접한 청천동 일대 상권이 급속히 침체했다. 이렇다 보니 한국지엠 연구분야 신설법인 현안이 지역사회에도 공론화돼 대책을 논의하는 ‘상생 행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지엠과 인천경제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당초 올가을 예정된 체육대회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달 초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연구분야 신설법인 저지를 위한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5월 경영 정상화에 간신히 합의한 지 불과 3개월만에 또다시 전운이 감도는 것이다. 인천경제계는 한국지엠 내 연구-생산분야 법인 분리 시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업의 합병이나 분할 등은 내부 영업문제다 보니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연구분야 법인 신설로 디자인·차량기술분야 로열티 지급 문제 등이 불거지면 한국지엠에 자동차부품 등을 납품하는 인천지역 협력업체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 한국지엠이 인천 경제계와 법인신설에 따른 파급 효과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인천상공회의소 산하 인천자동차발전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핵심기능인 연구개발분야가 별도로 신설되면 올해 초 논란이 된 글로벌지엠의 이전가격문제 등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며 “인천지역 협력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공동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의 한 관계자도 “지난해부터 제기된 한국지엠 철수설을 인천지역사회 공동 노력으로 극복한 경험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지엠 신설법인문제를 공론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산업은행이 8천억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해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실마리를 마련한 만큼, 국회 차원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지엠의 연구분야 법인 신설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홍일표 의원(인천 미추홀갑)실 관계자는 “국감에서 한국지엠 신설법인 문제가 논의되면 인천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대안을 찾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한국 GM 신설법인 경영정상화 길인가?] 중. 갈등 키우는 ‘연구법인’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의 하나로 내놓은 연구분야 신설법인 계획이 국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한국지엠 2대 주주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산업은행도 지원 당시 합의내용에 없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공식 질의서를 한국지엠에 보내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8일 한국지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공식적으로 내놓은 한국지엠 연구분야 신설법인 계획이 노사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조 측은 최근 진행한 사측의 ‘법인신설 설명회’에서 법인 신설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법인 신설을 ‘회사 쪼개기 수순’으로 규정했다. 노조측은 사측에 연구분야(디자인센터·기술연구소·파워트레인·생산기술 일부 등) 법인이 신설되면 이동하는 인원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법인 분리에 따른 노무·인력관리, 구매·재무·회계 등 신설분야에 필요한 비용은 얼마인지, 법인이 분리되면 한국지엠에서 연구·개발하는 차종을 한국에 우선 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내놓지 않아 주변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노조측은 연구분야 신설법인 설립의 가장 큰 문제로 연구개발 분야가 속한 한국지엠의 생산 차종이 갈수록 줄어드는 점을 꼽는다. 앞서 부평공장에서 개발·생산하던 알페온이 단종돼 수입판매차량인 임팔라로 전환됐고, 미국에서 개발된 이쿼녹스 도입에 따라 부평공장에서 개발·생산된 캡티바도 단종 수순을 밟았다. 여기에다 올해 초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크루즈·말리부가 단종된 것도 모자라 아베오·스파크 등 국내 핵심 생산·판매 차종 단종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엠이 단순 판매 수출 공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노조는 한국지엠 생산의 80%를 수출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분야가 신설법인으로 분리되면 생산분야 구조조정이 현재 상황보다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도 지난 5월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8천억원 지원을 결정할 당시 합의내용에도 없었던 연구개발 신설법인 계획이 무슨 이유로 왜 필요한지 등을 한국지엠에 묻는 공식 질의서를 발송하는 등 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산업은행과 노조 간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법인분리 반대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신설법인 설립을 조합원들의 고용생존권 파괴로 규정하고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신설법인 설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 등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한국GM 신설법인 경영정상화 길인가?] 상. 생산-R&D 법인 분리

경영정상화의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지엠이 추진중인 국내 신설법인 설립 추진에 대해 노조측이 회사 쪼개기,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초 진통을 겪은 한국지엠이 정부지원 결정 이후 국내 생산 신차도입 구상 등 연달아 내놓은 회생방안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한국지엠이 제시한 연구분야 신설법인 설립이 경영정상화의 길인지 노사 시각이 엇갈린 가운데 본보는 논란을 살펴보고 정부·산업은행 자금 수천억원이 투입된 한국지엠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한국지엠의 연구분야 법인 신설 계획은 지난달 20일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연구개발 투자의 일환으로 올해 말까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품 개발업무를 집중 전담할 신설법인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한국지엠 측의 구상이다. 한국지엠은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생산기술 및 일부 시설 등을 신설법인 대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지엠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해 글로벌 신차 개발을 뒷받침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디자인센터는 설립 이후 글로벌 지엠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중 높은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쉐보레 볼트 역시 한국지엠에서 개발된 차종 중 하나다. 여기에 글로벌지엠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자산을 매각하면서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지엠 본사가 있는 북미를 제외한 해외사업장에서 한국지엠에서 개발·생산하는 차종이 해외사업을 이끄는 전진기지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한국지엠이 개발하는 차종은 점차 중대형 SUV로 확대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지엠이 내수판매보다는 수출에서 주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점도 글로벌지엠의 위상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글로벌 지엠 내에서 한국지엠은 단순 내수판매가 아닌 해외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곳으로 중요성이 올라가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지엠의 핵심 사업장인 중국에서도 연구개발분야는 별도 법인인 상하이 페이텍(PATAC)이 담당, 연구개발-생산분야 이원화는 글로벌지엠의 해외사업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 내 신규차량 개발업무 수행을 위해 100명의 엔지니어를 새로 채용하는 등 장기적으로 한국지엠 내에 3천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지엠노조는 한국지엠이 2개 법인으로 분리될 경우 추가 공장폐쇄나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쉽게 하려는 조처에 불과하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날 간부합동회의를 열어 법인분리 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신설법인 설립은 조합원들의 고용생존권을 파괴하는 구조조정 음모”라며 “산업은행에게 비토권 행사를 통해 신설법인 설립을 저지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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