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공도서관 역사와 미래 100년] 하. 전문가 제언

100년 역사를 지켜온 인천의 공공도서관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그 명맥을 이어가려면 새로운 변화에 맞춘 다양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인천 공공도서관 100주년을 기념해 도서관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대표도서관인 미추홀도서관은 장애인·임산부·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무료택배 대출서비스를 비롯해 지역·환경적 요인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기관이나 단체에 자료를 일정기간 무료로 빌려주는 책 나들이(순회문고)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보다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이용자의 수요를 고려한 공공도서관 정책과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날로 발전하는 매체에 따라 변화하는 이용자 수요를 읽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공통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종도 인천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우선 앞으로의 공공도서관이 이용자 중심의 형태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단순하게 텍스트 자료만 제공했던 성격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공간으로 도서관을 재구성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기존의 도서관이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며 “텍스트 자료가 아니라, 오감을 모두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결집 장소가 바로 미래의 도서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도서관은 텍스트 자료를 읽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용한 공간으로 한정됐지만, 멀티미디어 시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복합적인 공간으로 도서관을 재구성하는 등의 논의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공공도서관이 지역성을 강화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공공도서관을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 요소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나아가야 한다”며 “그동안 도서관은 자료가 있는 곳으로 인식됐고 색인 등 자료 분류에만 많은 신경을 썼던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서비스와 사서의 전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인터넷이 발달하면 도서관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던 이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도서관이 남아있다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와 도서관 서비스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인터넷이 글로벌 서비스라면, 도서관은 로컬 서비스가 될 수 있기에 지역성을 강화하면서 이를 기대하는 이용자에게 만족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인천 공공도서관 역사와 미래 100년] 중. 공공도서관 100돌 기념사업

인천 공공도서관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공동보존도서관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인천시는 인천부립도서관 개관부터 이어진 공공도서관 100년의 역사와 앞으로 이어질 미래를 이들 기념사업에 담는다. 17일 시에 따르면 인천 공공도서관 100주년인 2022년까지 개관을 목표로 공동보존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말부터 인천시교육청과 공동보존도서관 건립을 위한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현재 TF는 관련 부지 선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으로, 올해 안에 타당성 조사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시는 행정적 절차 등을 고려하더라도 부지 선정과 예산 확보만 제때 이뤄진다면 2022년까지 공동보존도서관을 건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보존도서관 건립은 인천 공공도서관의 가장 큰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인천은 이미 2013년부터 공공도서관 책 수가 보존 가능한 한계수장치(301만5천288권)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공공도서관 책 수가 한계수장치의 2배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인천보다 3년 앞서 부립도서관이 문을 연 부산은 이미 2014년부터 474억원을 들여 보존서고가 갖춰진 부산도서관 건립 사업을 2019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인천도 4년 앞으로 다가온 공공도서관 100주년에 맞춰 공동보존도서관 건립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또 시는 1관당 시민 5만명을 목표로 2020년까지 지속해서 공공도서관을 늘려나간다. 현재 인천의 공동도서관 수는 55관이지만, 앞으로 마전도서관(시립)·선학도서관(연수구립)·논현도서관(남동구립)·가재울꿈도서관(서구구립) 등이 모두 개관하는 2020년에는 61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청정도서관 및 민·관이 함께하는 공공도서관 구축도 시가 공공도서관 100주년을 앞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는 당장 올해부터 6억5천만원을 들여 공공도서관 12관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 청정도서관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관이 함께하는 공공도서관 구축은 기관이 주도하는 도서관 문화에서 벗어나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역서점부터 작은도서관과 독서동아리 등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인천의 지역대표도서관인 미추홀도서관 역시 자체적으로 ‘도서관 백년(百年)역사 발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수장 중인 일제강점기 도서 1만2천600권 해제(解題), 한국전쟁 시기 영문서 해제, 도서관 역사 발굴, 역사관 설치, 자문위원회 구성·운영 등 공공도서관 10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세부 추진계획이 담겼다. 시 관계자는 “유네스코 지정 책의 수도 인천답게 공공도서관 1관당 시민 수는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의 특·광역시 중 인천이 1등이고, 시민의 도서관 이용과 독서량도 점차 늘어나는 등 공공도서관 100주년을 앞둔 상태에서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라며 “지나온 역사 100년과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발전적인 형태의 기념사업을 비롯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 등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인천 공공도서관 역사와 미래 100년] 1. 인천 공공도서관 100년史

인천 공공도서관 개관 100주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922년 인천부립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2009년 미추홀도서관 재출범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공공도서관이 가진 역사와 가치는 오랜 시간만큼이나 장대하다.올해 인천시는 4년 뒤 다가올 공공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해 관련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동보존도서관 설립 등 이른 시일 내 풀어내야 할 숙제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본보는 앞으로 인천 공공도서관이 향후 100년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그동안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관련 전문가 의견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인천 최초의 공공도서관은 1922년에 문을 열었다. 1921년 11월 1일 자유공원에 있던 한국 최초의 서양식 건물 세창양행(世昌洋行) 사택 청광각(淸光閣)에 인천부립도서관이 설립돼 이듬해 1월 6일 개관한 것이 인천의 첫 공공도서관이다. 당시 인천부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인 상사들이 귀국하자 세창양행 사택을 매입해 도서관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인천부립도서관은 부산과 대구, 서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개관한 공공도서관이다. 부산에서는 1901년 개관한 독서구락부 도서관을 1911년 사립부산교육회가 승계해 운영하다가 1919년 부산부로 이관돼 부산부립도서관으로 새로이 개관했다. 대구에서는 1919년 옛 경상북도 도청 구내에 대구부립도서관이 개관했다. 서울에서는 1920년 윤익선이 경성도서관을 설립했다. 인천부립도서관이 개관했을 당시 장서 수는 900권에 불과했다. 이용자 수도 연간 일본인 1천242명, 조선인 550명에 지나지 않았다. 인천항만협회협찬회가 1925년 간행한 ‘인천’에서는 인천부립도서관에 대해 “아직 완비되지 않았다”라며 “해마다 일정한 예산을 계상해 도서의 충실을 꾀하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완비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고 평가했다. 1930년대에 들어서는 장서가 늘어나고 열람자가 급증했다. 1930년 인천부립도서관 장서 수는 5천351권, 도서관 등록자는 2만5천349명에 달했다. 1931년 12월 23일 나온 ‘조선매일신문’에서는 한달 전 인천부립도서관 열람자 현황에 대해 “11월 중의 열람자는 일본인 636명, 조선인 1천220명, 계 1천856명으로 1일 평균 74명”이라고 보도했다. 한 달 열람자가 개관 당시 연간 열람자 수를 넘어설 정도로 인천부립도서관 열람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인천부립도서관은 1941년 옛 인천지방법원청사 자리로 이전했다가 광복 후인 1946년 중구 율목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1949년 8월 15일에는 인천부가 인천시로 개편돼 인천시립도서관으로 재출범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장서 5천여권이 분실되거나 소실됐지만, 1958년 전국에서 최초로 열람실을 열기도 했다. 1962년 9월에는 신관을 신축해 개관했고, 1987년 11월에는 식당은 신축하는 등 규모를 키우다가 2009년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전하며 현재의 미추홀도서관으로 명칭을 바꿨다. 인천 공공도서관의 명맥을 잇고 있는 미추홀도서관의 지난해 말 기준 장서 수(비도서 제외)는 41만6천333권에 이른다. 이는 인천부립도서관 개관 당시 장서 수의 약 463배이다. 시 관계자는 “2022년 1월이면 인천 공공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며 “오늘의 미추홀도서관은 지역대표도서관으로서 그 지위와 역할을 확립해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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