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기도 뮤지엄을 만나다] 표문송 경기도어린이박물관장

어린 시절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인간 태어나 체험하는 첫 번째 박물관은 아마 대부분 어린이박물관일 테다. 어린이박물관에서 미술작품에 영감을 받았다면 그 어린이는 미술관으로, 음악이 좋았다면 음악회를 찾아간다. 최근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 만난 표문송 관장은 이곳은 어린이들의 감각체험과 예술체험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곳이라며 이에 어린이박물관은 인간적 가치에 바탕을 둔 예술적인 것에 대한 헌신을 해야한다며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사회적 책임과 기능을 강조했다. 올해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최우선 과제로 하나의 박물관, One Museum을 이뤄낼 예정이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동두천)이 올해 초 재단에 이관되면서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올해 두 곳으로 늘어났다. 두 박물관의 통합 관장을 맡게 된 그는 상대적으로 경제, 산업, 문화 소외지역이었던 경기북부지역민들에게 북부어린이박물관은 문화로 보상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시 교육 콘텐츠를 같이 개발하고 공유해 남북 지역에서 똑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누리게 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가 될 전시는 이미 두 가지가 기획됐다. 상설 전시두개의 DMZ와 오는 7월께 선보이는 기획전시 숲 속의 오감(가제)다. 두 개의 DMZ는 DMZ를 테마로 한 디지털미디어 전시다. DMZ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어린이의 관점에서 체험으로 느끼게 할 예정이다. 두 박물관에서 한날한시에 동시에 개막해 평화를 누릴 어린이들이 DMZ의 진면목을 알게 한다는 구상이다. 숲 속의 오감은 광고 전문가로 활약한 표 관장의 전공을 적극적으로 살려 박물관의 캐릭터를 브랜딩화 하는 게 핵심이다. 표 관장은 3년 전 동두천시에서 만들어 놓은 북부어린이박물관 캐릭터 오감이를 활용해 전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캐릭터에 영혼을 불어넣고 살아 움직이게 해 용인 어린이박물관의 캐릭터 튼튼이로 가져와 궁극적으로 두 박물관이 원 뮤지엄으로 결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교육프로그램 전시 결과 공유 전용 랩 ▲어린이창업 캠프 등도 준비 중이다. 공간적으로 떨어진 두 박물관을 하나로 묶기 위해 필연적인 기술은 바로 디지털이다. 이와 연계해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스마트 뮤지엄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박물관에 실감형 콘텐츠를 적용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덧입히고, 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도 새롭게 개편한다. 표 간장은 단순한 홈페이지 개편을 넘어 발권 시스템의 온라인화를 통한 업무 고도화로 관객 편의 제공은 물론 박물관 운영시스템도 대폭 개선할 것이라며 전자문서와 소장품의 디지털화를 통해 경기문화재단의 라키비움(Larchiveum)을 구현하는 실질적인 첫걸음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엔 어박TV를 개국한다. 내년 개국이 목표였으나, 코로나19로 개국 시기를 앞당겼다. 어린이박물관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콘텐츠로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유익한 내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사랑받는 마음 속의 박물관으로 자리 잡기 위한 세부적인 사업도 진행한다. 우선 경기도어린이박물관만의 브랜드 어릔이 음악회를 연다. 어릔이는 어린이 어른이의 합성어로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장르는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등 구분없다. 표 관장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가장 바라는 전시 교육 콘텐츠 첫 번째가 음악 콘텐츠였다며 어린이들에게는 한 번의 경험, 한 번의 감동으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최고 수준의 음악회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코 프렌들리 박물관도 중요한 지향점이다. 그는 환경은 인간 삶의 뿌리에 해당하는 만큼 어린이박물관이 연대감을 느끼고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환경단체, 환경기업과 손잡고 어린이 건강에 대해 디지털, 기술 발달이 줄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실험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어린이박물관 최초로 5개년 계획의 유물 발굴 및 소장 ▲스마트 뮤지엄 등도 구상하고 있다. 표 관장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공교육이 주지 못하는 꿈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어린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박물관의 가치를 키워나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사진_안웅철 사진작가

[2020, 경기도 뮤지엄을 만나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

때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천군 한탄강변 전곡리에서 미국 병사 그렉 보웬이 동북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했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구석기 유적 발굴이 진행됐다. 이후 2011년 전곡선사박물관은 주먹도끼가 발견된 전곡리 유적에 설립됐다. 유적 가치를 살리고자 민간이 주도해 구석기 축제를 열고, 학계의 학술조사 등 노력의 결정체로 선사박물관이 들어섰다. 태생부터 구석기 유적을 위한, 유적에 의한 박물관이다. 지난 18일 전곡선사박물관에서 만난 이한용 관장은 전곡리 선사박물관은 탄생 그 자체가 강점이라며 문화재 보존과 활용 방안으로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꼽히는 만큼 세계 선사박물관 네트워크 중심이 되겠다는 설립 목표에 맞게 발전하는 박물관을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전곡선사박물관 탄생을 함께한 인물이다. 구석기 전공자로 박물관 건립 초기 추진단 팀장으로 업무를 시작해 구석기축제 기획 등 줄곧 박물관과 함께해 왔다. 그는 민간주도로 시작된 구석기 축제는 점차 규모가 커지고 방문객이 늘어나 지난해 공식 집계로 지난해 23만 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너무 재미없는 구석기유적을 가지고 수십 년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거다.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온 전곡선사박물관은 내년 박물관 10주년을 앞두고 올해 새로운 발걸음을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종합문화센터, 디지털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박물관이다. 우선 전곡리 유적 안의 구석기 체험 숲을 연천군과 협약을 통해 차별화된 구석기 체험 캠핑장으로 올 하반기에 선보인다. 박물관이 전시의 공간과 틀에서 벗어나 유적에서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학습장, 가족 힐링 장소가 되는 셈이다. 장애아동들의 가족이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화장실 등 맞춤형 편의성을 갖춘 장소도 구축한다. 이 관장은 전곡선사박물관은 상대적으로 문화 소외지역인 경기북부지역의 유일한 도립문화기관이라며 관-관협력을 통해 전곡리 구석기 유적이라는 역사적 유물을 통해 교육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종합문화센터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시대, 미래를 내다보는 박물관으로 거듭날 계획도 세웠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실감형 콘텐츠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구석기인이 살아나와 그 시대를 말해주고 함께 경험하는 인터랙티브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오는 7월에는 석기시대 아이들 전시를 선보이고자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구석기 시대 인류 진화의 원동력은 가족 간의 사랑, 공동체 협력, 공동 육아 방식 등이라는 시선은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네팔에서 진행한 학술조사도 선보인다. 네팔의 구석기 유적을 조사하고 채집하고 기록한 사진 등을 박물관 자체 인력으로 편집, 디자인, 사진 작업해 전시할 예정이다. 내년 개관 10주년을 맞아 선보일 사업 준비도 이미 구상을 마쳤다. 첫 번째는 그동안 전곡리 유적에서 나온 출토품을 목록화하는 학술자료화 작업이다. 또 하나는 전곡리 유물 제자리 찾기 운동이다. 1978년 발견된 진품 석기 중 1점은 대여한 상태이며, 복제된 4점이 현재 전곡선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 관장은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의 삶이 시작될 때, 전곡선사박물관에 꼭 한 번 들르길 당부했다. 인류에 대한 자의식을 돌아보기에 최적의 박물관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70억 명의 인류가 지구에 살면서 그동안 공동체 의식과 연대, 화합으로 잘 버텨왔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국경 폐쇄와 사재기, 또 각종 난맥상이 벌어졌습니다. 이곳에 오셔서 넓게는 인류, 좁게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힐링,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박물관도 관객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정자연기자

[2020, 경기도 뮤지엄을 만나다] 김태희 실학박물관 관장

조선 후기, 경기도 학자를 중심으로 발생한 실학은 경기도에 많은 유적과 이야기를 남겼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남양주 다산 정약용 선생 유적지다. 실학박물관은 이곳에 자리 잡은 국내 유일의 실학 관련 박물관이다. 이곳에 가면 지금도 실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지난 18일 실학박물관에서 만난 김태희 관장은 실학은 옛날 얘기가 아니다. 지금도 유효한 문제의식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지금도 절실히 요구되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약용의 목민심서 애민편 관질조에 나오는 구절을 소개하며 운을 뗐다. 정약용 선생은 전염병이 유행하면 어리석은 풍속에 꺼리는 것이 많아지니, 위무하고 치료해 주어서 두려움이 없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행정 책임자가 전염병에 대처할 자세를 말했어요. 또 전염병을 피하는 방법은 병의 기운을 마시지 않도록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제 상황이 200년이 지난 지금과 다르지 않은 거죠. 실학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김 관장은 실학박물관을 시설 공간에 국한하지 않고, 확장된 공간을 생각하고 있다. 박물관이 다산 유적지 근처에 있어 자연스럽게 주변 공간과 묶여 있습니다. 유적지에서 걸으며 실학을 생각하고, 박물관에서 실학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요. 마을 유적지 전체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학술단체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실학이 교과서에 박제된 지식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전문성과 대중성의 결합을 꾀하려 한다. 실학 연구가 학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전시로 구현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관장은 전시 유물이 옛 문헌이고 한자로 되어 있어서 현대인에게 어렵고, 박물관을 찾는 연령층은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하다면서 광고 카피와 같은 핵심 문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연극에서부터 디지털 콘텐츠 활용 등 관람객들이 감각적이고 체험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다각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엔 주말에 다산 유적지와 실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을 위해 실학연극을 상설화 할 예정이다. 또 박물관 프로그램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실학 콘텐츠 콘테스트, 남양주 도서관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실학전시, 남양주와 연계한 다산길 걷기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올해 100회를 맞은 실학박물관의 뉴스레터 실학자의 편지도 카드뉴스 형태로 메일링해 더 많은 이들이 쉽게 실학사상을 이해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실학박물관은 그동안 연구도서를 꾸준히 발간해왔는데, 실학과 요리, 실학과 여행, 실학과 글쓰기 등과 같이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대중적인 실학 도서 출간도 검토 중이다. 올해 주요 전시로는 상반기에 재상 채제공, 하반기에는 반계수록이 예정돼 있다. 체제공은 정조대의 재상으로, 실학 정신으로 만들어진 수원화성 건설의 총책임자였다. 반계수록은 17세기 실학자 유형원이 저술한 국가제도 개혁안이었다. 김 관장은 실학의 가치라든가 실학 정신이란 표현도 쓰지만, 그것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실학박물관이 한국 실학문화가 뿌리내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2020, 경기도 뮤지엄을 만나다] 김성은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 "백남준 미디어센터다운 모습 기대해달라"

"백남준의 예술 작품은 시대가 흐를수록 더욱 새로운 세계를 재발견할 수 있어요. 그의 예술적 사상을 바탕으로 백남준과 미디어아트를 연구해 나갈 겁니다." 1930년대생인 백남준은 미디어아트의 창시자로 불린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그의 방대한 예술세계의 일부일 뿐이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발달한 요즘, 백남준은 현시대를 내다본 듯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탐문하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지난달 27일 만난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의 미디어아트는 단순히 기술을 예술적으로 활용한 게 아니라 기술과 인간, 사회, 자연 간의 역학을 탐문하고 창조하는 수행이었고, 그 바탕에는 공동의 삶, 공유의 기술, 이를 매개하는 예술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이런 그의 사상을 바탕으로 올해 공동의 삶, 공유의 기술, 매개의 예술을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올해 개관 12주년을 맞은 중견 뮤지엄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우선 백남준의 예술작품이 복원되는 데 힘을 쏟는다. 이달에는 아트센터 12년 만에 소장품 하이라이트 선집도 나온다. 또 백남준 아트센터 작가 군을 더욱 발굴할 뿐만 아니라,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의 지명도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네트워킹 홍보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백남준 아트센터답게 실험적인 기획과 전시를 선보인다. 백남준 비디오 아카이브 영상 스트리밍, 온라인 전시 퍼포먼스 등 새롱운 전시 기법과 다채널 홍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백남준은 분명 아날로그시대의 미술가이지만, 그의 예술세계는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면서 오늘날의 1인 미디어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런 문화들이 보편화할 거라는 실험적인 생각들을 그는 이미 실험적인 생각으로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백남준의 세계를 엿보고자 상설전으로는 올해는 TV 방송 플랫폼에 비춰서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돌아본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침묵의 미래가 이 중 하나로 언어에 관한 얘기다. 올여름에는 AI와 가상현실 등의 기술이 우리 사회에 침투한 가운데 인간의 윤리의식과 자율성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백남준의 작품 스무 개의 교향곡을 위한 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메타뮤지엄 랩(가제)도 선보인다. 고정된 형식이 아니라 미디어아트 특유의 유동적인 전시형식을 실험적으로 모색하는 형태로 작품 설치,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포진한 융복합 전시다. 그동안 활발히 해 온 공동 기획과 전시 등도 더욱 확장한다. 내년 초엔 독일 미디어아트 미술관과 오픈코드를 전시하고, 조지 머추너스 탄생 90주년, 리투아니아와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관련기관과 협업한 전시를 할 예정이다. 또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현대미술관과 미디어아트에 관한 전시, 연구 등을 공동 추진하며 프랑스 파리 8대학10대학과도 공동 전시 및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김 관장은 백남준 아트센터의 첫 번째 일이기도 한 학술 연구사업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표적인 학술 브랜드인 백남준의 선물 심포지엄을 새로운 소장판 연구자들과 인문, 사회 등 다양한 연구자들이 새롭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백남준이 아트센터가 경계를 넘어 다양한 영역, 다양한 시각의 사람들이 함께 가꾸는 미술관이 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예술을 생활에서 가깝게 느끼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생각 중입니다. 경기도에 있는 특성을 살려서 테크노밸리 종사자들을 비롯해 크리에이터, 메이커스 등 다양한 신규관객들이 오실 수 있도록 공공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예요. 백남준과 미디어아트,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예술 등 다양한 담론이 펼쳐지는 미술관이 될 테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정자연기자

[2020, 경기도 뮤지엄을 만나다] 2.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

공립미술관은 1년 내내 중요한 곳이어야 합니다. 전시를 선보이고, 미술인들이 역량을 쌓고, 연구하고 미래 미술품의 자산을 남기는 공간이지요. 번쩍번쩍하는 기획 전시로 순간 관람객 끌어오는 게 아니라, 역량을 올리고, 미술과 교육 콘텐츠로 관람객들에게 사랑받는 게 경기도립미술관의 역할 아닐까요. 올해 특별한 주요 전시가 무어냐고 묻자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이 답했다.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 도립미술관장의 역할과 길을 꿋꿋이 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7월 취임 직후부터 도립미술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현대미술관으로서 당당한 자리 매김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질 좋은 콘텐츠 싸움이라는 거다. 이를 위한 바탕 다지기로 올해 경기도미술관은 우선 자료를 축적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난다. 전시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모든 결재의 과정을 자료로 축적해 이후에 충분히 활용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6일 개막한 참여형 프로젝트 두리안 GX룸은 체험 매뉴얼이나 보완할 점 등의 자료를 결재서류로 남기기 시작했다. 안 관장은 미술관의 모든 자료는 기록화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문가를 위한 연구자료 아카이브, 일반인을 위한 아카이브 등 세분화돼서 소모임과 연구회의 등이 이뤄지면 좋은데, 라키비움(라이브러리, 아카이브, 뮤지움의 합성어)도 요즘 많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인만큼, 앞으로 진행되도록 그 첫 발걸음을 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기도미술관의 또 다른 미션은 지역민과, 지역 안으로 스며드는 거다. 그 중 하나로 문화예술공간과 뮤지엄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른바 이음미술관 협의체 운영을 올해 안에 한다. 도내 주요 공립, 사립, 대안공간과 연계한 지역협력형 포럼을 열고, 공동 기획이나 리서치 기반의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안 관장은 미술관의 물리적 거리감을 극복하고 도미술관의 확장을 위해 문화예술정책이 소외된 지역, 유휴공간이 있는 곳을 찾아 도와 협의해 제2분관도 추진 중이라며 유휴공간에 전시와 교육공간만 있어도 되는 만큼 미술관이 도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민뿐만 아니라 외부 관람객까지 끌어들일 수준 높은 전시는 이미 준비 중이다. 경기도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획전으로는 오는 3월 5일 개막하는 우리와 당신들에 이어 하반기 경기아트프로젝트가 열린다. 또 상설기획전과 이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청년 작가전 등 경기도의 이야깃거리와 동시대 현대미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리뉴얼한 교육실을 활용해 프로젝트 교육도 진행한다.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에 사표를 내던지고 경기도미술관장에 도전한 만큼, 그가 목표한 일들도 분명하다. 지금 당장 눈에 띄는 게 아니라 미래 도미술관으로서 꼭 필요한 일, 해야 하는 일의 기초작업을 만들겠다는 거다. 원대한 계획보다 현실적으로 고민한 것, 또 미술관이 가진 역사를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고 미술관이 해야 하는 것들을 다지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시간이 모여 결국 10년 뒤 도미술관의 역할과 위상이 다시 정립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민과 관람객들이 높은 수준의 문화를 가까이, 친밀하게 누릴 수 있도록 다가가는 일도 진행한다. 학교 등에서 배우기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의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 등이 준비되는 만큼 미술관으로 오셔서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무조건 오시라는 게 아니에요. 그만큼 질 높은 프로그램이 유지되도록 노력할 거고, 자신있습니다. 정자연기자

[2020, 경기도 뮤지엄을 만나다] 1. 김성환 경기도박물관장

경기도 공공 뮤지엄이 2020년 도민들을 새롭게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공공성을 강화해 경기도 뮤지엄으로의 역할을 다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에겐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도내 공공 뮤지엄 수장들을 찾아 올해 주요 방향과 사업 등을 들어본다. 첫 번째는 김성환 경기도박물관장이다. 경기도 역사, 문화의 정체성을 찾아 박물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 정체성을 바탕으로 전시ㆍ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된 경기도박물관만의 콘텐츠 만들어야죠. 지난 13일 경기도박물관에서 만난 김성환 관장은 도박물관에 대한 성찰부터 쏟아냈다. 지난 10여 년, 경기도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과 인지도 등을 잃은 데 대한 반성이자 미래를 위한 다짐이었다. 그는 그동안 인력과 예산 등이 줄어든 게 이러한 위상 변화에 큰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경기도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찾는데 소홀했던 것이 가장 컸다면서 고민하고 노력해 경기도 박물관의 정체성을 되찾고 이를 바탕으로 도민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바탕은 이미 다지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은 우선 올해 새롭게 태어난다. 지난해 9월부터 리뉴얼에 들어가 오는 8월 새롭게 변모한 모습으로 도민과 만난다. 상설 전시실을 리뉴얼해 기존의 고고ㆍ미술ㆍ문헌자료ㆍ민속 등 분류사 중심에서 경기도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주체였던 경기인의 삶을 중심으로 새로 구성한다. 천 년 경기역사 문화와 경기인의 삶을 종합적으로 조명해 천 년 경기 문화 속에서 경기인이 어떻게 살았고, 축적한 문화가 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올해 새롭게 ARㆍVR 등도 활용해서 관람객에게 더욱 생생하게 역사를 알려주고, 소통할 예정이다. 전체 주제는 경기, 국가 근본의 땅(國家根本之地)이다. 김 관장은 고려사나 조선왕조실록에서 경기를 규정하는 고려와 조선왕조의 역사문화적인 개념은 국가근본의 땅이었다. 나무에 비유하면 수도는 줄기에, 경기는 뿌리에 해당한다라며 경기는 나라 운영에 가장 중요한 토대이자 기반이었다. 경기도의 역사문화적인 정체성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천 년 경기문화의 흐름 고려ㆍ조선시대 삶의 주체로서 경기인에 주목해 이야기할 것이란 게 김 관장의 구상이다. 재개관을 기념하는 첫 기획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북방 문화 거란(요) 문물전(가칭)이다. 김 관장은 경기도 양주에는 거란 마을이 있었고, 고려시대 발달한 금속 공예 기술 대부분이 거란에서 들어와 고려문화로 정착했다면서 그동안 요, 거란, 몽골은 우리가 잘 알려 하지 않았지만, 고려와 가깝고 후손들이 경기도에 와서 경기인이 된 만큼 떼려야 뗄 수 없다. 시리즈를 선보이면 북방문화와 관련해서 정리하고 도민들에게 동아시아 문화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 전시실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크게 확장돼 570㎡ 규모가 되는 만큼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박물관은 리뉴얼을 추진하며 새로운 미션과 비전도 만들었다. 경기도 전통과 미래의 행복한 만남을 돕는다와 여기가 경기도!이다. 김 관장은 상설 전시실 리뉴얼은 시작일 뿐이라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문화복지 강화를 통한 찾아가는 교육 서비스, 경기역사문화교육 콘텐츠개발과 연계된 체험프로그램 등 도민과 함께 경기도 역사문화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 확장 방안을 실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시범운영해 호응을 얻은 찾아가는 경기도박물관을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경기도 뮤지엄 활성화를 위한 정책ㆍ콘텐츠 개발, 유물의 안전한 보존 등의 역할 역시 빠뜨림 없이 해나갈 예정이다. 김 관장은 천 년 경기역사문화의 정체성을 계승해서 미래의 가치로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여러 전시와 체험을 통해 도민들과 즐겁게 소통할 것이라며 도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자연 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