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어떤 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북쪽으로는 오랑캐의 침입, 남쪽으로는 왜구의 침입을 많이 받았고, 또 의료가 발달하지 않아 멀쩡하던 사람이 병사 혹은 급사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웃을 만나면 밤새 안녕하셨어요라고 묻게 됐고, 그 말이 굳어져 안녕하세요?란 인사말이 되었다는 풀이가 있다. 의학적으로 볼 때,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죽게 되는 돌연사(급사ㆍ심장마비)는 심장-혈관질환 때문이다. 급사를 초래하는 심장-혈관질환을 발병하는 데는 원인이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같은 것들이 위의 위험요소가 되고, 우리는 이를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부른다. 병도 마찬가지다. 살인자 표시가 나면 (아프거나 불편) 관리를 잘하지만, 조용하면(불편하지 않으면) 관리에 소홀해지고 이로 인해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연히 불안해하지 말고 위의 것들을 잘 관리하면 돌연사를 초래하는 심장-혈관질환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5가지 위험요소는 서로 상승작용을 가지게 된다. 흡연의 위험정도가 1이고 비만의 심각도가 2라면 그 사람의 혈관-심장에 대한 총 위험은 3이 아니라 4~5정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위험요소는 1개에서 5개까지 다양하게 가질 수 있으며, 여러 개를 가진 분은 각각의 위험요소를 보다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금연과 절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또한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 발병의 기초가 된다. 따라서 반드시 정상체중으로 감량해야 한다. 체중을 단기간에 줄이면 힘도 들고 유지하기도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도 있으니 2~3개월에 1㎏감량 정도의 속도가 적당해 보인다(1년에 4~5kg). 병의 종류는 완치할 수 있는 병, 완치할 수는 없지만 평생관리하면서 친구처럼 같이 가야 하는 병, 현재의 의술로 고칠 수 없는 병, 이렇게 3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은 평생관리하면서 친구처럼 가야하는 병에 해당한다. 이 3가지 중 어떤 것이라도 약을 먹어야할 정도라고 판정이 나면, 일단 매일 평생개념으로 약을 먹기 시작해야 한다. 약의 효과가 하루정도 지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을 먹기 싫어하는 데에 문제가 있지요. 약 부작용이 겁이나 약을 복용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이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지만, 대개 사소한 문제들이고 먹어서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의사와 상의해 자기에게 맞는 약을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약을 먹다가 중단하거나, 줄일 수 있는지 등의 문제는 미래의 문제이다. 현재의 문제를 실현가능여부가 불투명한 미래의 여러 가지 구실로 삼아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투약을 시작하고, 이후 운동이나 체중감소에 힘쓰면서 약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완치할 수 있는 병이나 평생관리 하는 병, 심지어 현대 의술로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없는 병 그 어느 것 조차도 병의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의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고 발견초기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김수방 의료법인 효자병원 진료과장내과 전문의
문화
송시연 기자
2019-04-08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