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상처만이 상처에 스밀 수 있다”…‘아일랜드 쌍둥이’ [신간소개]

“형이 죽은 뒤, 나는 그의 인생을 대신 살기로 했다”. (‘아일랜드 쌍둥이’ 中) 미국 남부의 한 도시, 한국계 미국인 형제 ‘재이’와 ‘존’은 같은 해 다른 날 태어난 아일랜드 쌍둥이로 우애가 깊다. 하지만 형 재이가 병을 앓고 가족들의 관심은 오롯이 형을 향한다. 끝내 형은 죽고, 재이의 죽음 후 동생 존은 형을 좋아하던 여성과 교제하거나 군인의 길을 택하는 등 마치 형을 대신하는 삶을 살아간다. 미군으로 일본에 파견돼 작정을 수행하던 존은 방사능에 피폭 되는 사고를 겪는다. 장애가 언제 겉으로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 속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던 존 앞에 어느 날 한국 여성 ‘수희’가 나타나고, 존은 묘하게 그녀에게 이끌린다. 한국 군인이었던 동생을 잃고 미국으로 도망치듯 떠나 미술 치료를 공부하던 수희는 존을 미술치료 워크숍에 초대하고, 그렇게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각자의 아픔을 끌어안고 있는 청년들은 한 공간에 모이게 된다. 지난달 23일 출간된 홍숙영 작가의 장편소설 ‘아일랜드 쌍둥이’(클레이하우스 刊)는 한국과 미국,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아픔을 지닌 청년들이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는 지금 시대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오직 상처만이 상처에 스밀 수 있다고 말하는 홍 작가의 ‘아일랜드 쌍둥이’는 피 대신 영혼을 나눈 쌍둥이들의 연대를 다룬다. 2002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받고 기자, PD,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한 작가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다양한 삶을 작품에 녹였다. ‘아일랜드 쌍둥이’는 2017년 여름, 개인적인 상처를 안고 미국의 한 대학에 초빙교수로 가게 된 작가가 그곳에서 때때로 우울한 표정의 대학생들을 마주하면서 집필하게 됐다. 작가는 “한국의 청년들이 천안함 피격 사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겪은 것처럼 미국의 젊은 세대에게는 끊이지 않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 등에 대한 불안함과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청년들이 서로 의지하며 힘을 얻는 이야기를 써보겠다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라도 공감하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며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안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 청년들에게 책을 통해 용기를 내고, 일단 살아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삶의 희노애락 담은 시집…정겸 ‘악어의 눈’ [신간소개]

‘푸른 경전’, ‘공무원’, ‘궁평항’에 이어 정겸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악어의 눈’을 출간했다. 특히 이번 신간은 전자책 형태로 발간돼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어디서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시집은 시인의 고향인 화성시 궁평항과 송산면 공룡알 화석지를 배경으로 삼았다. 시집은 대기업에서 구조조정된 뒤 귀농한 농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인은 구조조정의 대상자가 됐을 때 인사부장을 ‘악어의 눈’으로 생각하며 원망했는데, 귀농한 뒤 배추묘를 생산하기 위해 어린 싹들을 뽑는 모습을 되돌아보며 마치 어린 싹들이 구조조정 당시 시인의 모습과 닮았다고 회상한다. 그는 별을 보고 출근해 별을 보고 퇴근하는 사람들, 비탈진 산동네를 내려와 조조할인 버스를 타고 새벽 인력시장에서 운이 좋게 건설 현장으로 가는 순간 등 소소하지만 녹록지 않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담았다. 동시에 인생에 대한 통찰, 현대인들에 대한 따뜻한 위로 등을 담아냈다. 정겸 시인은 경기도청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공무원 출신으로, 2003년 ‘시사사’로 등단했고, ‘공무원문예대전’ 시·시조 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경기시인상’ 공무원 재직 공로로 대통령상과 홍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현재 ‘빈터문학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로 재직 중이다.

우리동네 독립서점_책방연두

‘책방연두’에서는 잠깐이라도 독립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 24시간 언제라도 들러 책도 읽고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동네주민들에게 ‘다정한 책방’으로 불리는 곳이다. ■ 24시간 다정한 책방 ‘책방연두’는 2020년 군포시 오금동에서 문을 열어 지난해 7월 현재 위치인 부곡동으로 이전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해 독서모임하기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군포에 자리잡았다. 서점에 구비된 책들은 “인문학적 사유가 바탕이 됐을 때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장 강신영씨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책방연두는 도서관처럼 책을 볼 수 있는 책방으로 꾸몄습니다. 학창 시절 돈이 없을 때, 책방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꺼내 읽던 기억이 남아 있어 비록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맘편히 책을 훑어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책방연두가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인으로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이다. 북클럽 회원이라면 아무 때나 들러 책을 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공간 이용도 자유롭다. “회원이 아닌 경우엔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제한을 두긴 했지만 동네에 언제든 들를 공간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긴 영업시간을 선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인 운영이라는 명칭이 별로 정감이 가질 않아 ‘자율 책방’으로 명명하고 있어요. 자율 책방을 시작한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었지만 이용하는 분들의 반응이 좋아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책방연두가 자율 책방 방식을 택한 이유는 책방 운영만으로는 임차료 등 책방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강 씨는 책방 외에도 다른 일을 병행해야 하는 환경에서 그렇다고 책방 문을 자주 닫아 놓는 것도 책방을 찾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여겨 자율 책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책방 이용객들 대부분이 책을 사러 온다기보다는 아늑한 공간에서 개인 업무를 보는 작업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구비해 둔 책이 인문학 중심이어서인지 구매율이 높진 않네요.” ■ 사유하는 것과 살아있는 것 강씨가 책방을 열면서 염두에 뒀던 일 중 하나는 독서모임이다. 서점을 중심으로 규모는 작아도 내실 있는 독서모임이 꾸준히 진행되길 희망했다. “정기 독서모임 중 ‘화요 인문학 읽기 모임’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을 6주간 읽어내는 모임인데 그동안 읽고 나눴던 책이 많은 편입니다. 에리히 프롬, 헤르만 헤세, 헨리 데이비드 소로, 서경식, 신형철 등의 글들을 읽었습니다. 화요모임 외에도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소소하게 철학 읽기’, ‘사회적 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임 구성원들과 종종 영화를 함께 보며 나누기도 합니다.” 강씨는 책방연두라는 독립된 공간이 일상 속 지친 이들에게 잠깐의 자유와 쉼이 되길 바란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는 것과 살아있는 것은 같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방연두에서 살아있음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장애인의 용기와 유머, 지혜를 전한다…‘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外

책은 다른 이들이 사는 세상을 알 수 있는 귀중한 통로가 된다. 장애인의 생활 역시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매일 도전하는 삶의 모습으로 장애의 지평을 넓히는 이들이 있다. 장애인의 용기와 유머, 지혜를 전하는 책 두 권을 모아봤다. ■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휴머니스트 刊) 산문집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로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유튜버 ‘구르님’이 2년 만에 인터뷰집으로 돌아왔다. 20대 여성 뇌병변 장애인인 김지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장애의 미래를 본다. 책은 젊은 여성 장애인인 저자가 10~60대 여성 뇌병변 장애인 6명을 인터뷰하며 발견한 뇌병변 장애인의 삶을 담았다. 저자는 엄마, 여동생이 있지만 그들은 장애인이 아니기에 삶의 경로에서 저자와 ‘같은’ 고민을 공유하기 힘들 때마다 아쉬워하곤 했다. 이에 저자는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언니들’에 집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자칭 ‘언니 수집가’인 저자는 여섯 명의 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이들은 여성 장애인 공통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유지민, 주성희, 홍서윤, 박다온의 이야기에 이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전윤선, 김효선의 이야기를 더했다. 책은 10대에서 60대까지, 소녀에서 할머니에 이르는 장애 여성들의 용기와 활력이 녹아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슷한 장애가 있더라도 그들의 삶이 비슷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장애의 지평을 넓힌다. ■ ‘들리지 않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러 가다’ (사계절 刊) 이 책은 청각장애인 부모님을 둔 작가 이가라시 다이가 자신의 어머니의 삶에 관해 쓴 에세이다. ‘나도 듣지 못했다면 부모님의 고요한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 저자는 오랜 시간 자신의 깊은 외로움 때문에 살피지 못했던 어머니의 삶으로 눈을 돌린다. 난생 처음 수어를 제대로 배워 어머니와 대화하며 발견한 농인의 삶을 책에 담았다. 저자의 어머니는 1950년대에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나 농학교에서 만난 아버지 고지와 결혼했다. 주변의 우려 속에서 저자를 낳기까지 30여 년에 걸친 시간을 여러 인물의 인터뷰와 당대 ‘농사회’의 현실을 엮어 복원했다. 저자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 고립됐던 어머니의 어린 시절과 속 깊은 대화를 부모와 나누지 못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포개어보며, 또 다른 언어를 가진 존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족, 이웃, 사회가 각자의 자리에서 했던 노력들을 알아간다. 그때 작가는 부모를,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과거와 화해한다. 책은 ‘차이’를 넘어서는 첫걸음은 ‘물어보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폭발하는 여백의 시, 정수자 시조시인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

“불혹보단 매혹되고 싶은 등단 40주년입니다. 시적 대상들에 매혹돼 더 헤매면서 시를 계속 쓰고 싶습니다.” 한국 현대시조의 현주소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정수자 시인이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가히 刊)을 펴냈다. 새롭게 출범하는 시인선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집이자 정수자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펴낸 시집이다. “어떤 ‘삑사리’도 허락하지 않는 그녀의 정확한 투구는 비례의 왕국에 도달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전적 기술”이라는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명예교수)의 평처럼 그는 품격있게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폭발하며 동시에 여백을 만든 시들을 선보였다. 5부로 나뉜 시집은 73편의 시가 담겼다. 그의 시는 낯설면서 어딘가 어렴풋하다. 시인의 자세 중 하나가 우리말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에서 일까. 어디선가 본듯하나 생소한 말들, 때론 듣도 보도 못한, 그러나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시를 구성한다. 그 아름다운 말들은 정수자 시인만의 시선과 음율로 그의 시 안에서 경쾌하게 빚어진다. 오는 5월 24일 서울 문학가의 집에선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 발간 기념 문학콘서트도 열린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정수자 시인이 현대 시조 창작의 중요한 모델이 된다. 첫 번째는 그가 시조의 형식으로 도달한 상상력과 표현의 고매한 수준, 둘째는 시조의 정체성에 대한 그의 강한 확신, 셋째는 시조의 집단 무의식적 가락에 울려 퍼지는 순우리말의 아름다운 구사능력”이라며 “이 시집엔 정수자 시인의 이런 성과가 집약돼 있다. 문헌학자처럼 느리고 느긋하게 이 시집에 접근하라”고 전했다.

세상을 울리는 판결 그 뒤, 책으로 새겨보는 ‘법의 날’… ‘어떤 양형 이유’ 外

“법이란 사람들 사이 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선(線)’인 동시에, 사람들이 서로에게 베풀어야 할 ‘최소한의 선(善)’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선의’ 中) 모든 이에게 공평하다고 하지만 혹자는 법이 잣대와 해석에 따라 다르다 한다. 매년 4월25일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틀이자 문명 세계의 기둥인 ‘법’의 날이다. 우리가 숨 쉬는 모든 것에 작용하는 법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세상에 울림을 주는 판결문…‘어떤 양형 이유’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삶이 있는 저녁’을 걱정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다수 존재한다는 현실은 서글프기 그지없다.” (산재사건 양형 이유 中) 판결문 하단에는 ‘양형(量刑) 이유’라는 게 존재한다. 판사는 이곳에 형벌의 양을 정한 이유를 기술하며, 냉혹한 판결문 속 유일하게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때로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법 앞에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헌법의 기본 정신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하는 시대, ‘어떤 양형 이유’(모로 刊)의 저자 박주영 판사의 판결문은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오랜 시간 형사재판을 하며 박 판사가 써내려 간 판결문이 인기 방송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에 언급된 이유는 그만큼 지금 시대 시민이 법에 기대하는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총 3파트로 이뤄진 책에는 ‘타인의 몸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타인뿐이다’라며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성추행 사건 양형 이유 등 판결문에서 내보일 수 없었던 판사들의 이면을 담았다. 박 판사는 법정은 무수한 희구와 간청이 끊임없이 몰아치는 곳이라 말한다. 그는 책을 통해 “법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한 치 틀림없이 설명할 수 있다면, 법은 적어도 사랑에 기반하고, 사랑에 부역하는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전한다. ■ 만인의 만인에 대한 ‘오징어 게임’ 풀어낼 비법…‘최소한의 선의’ 극심한 갈등과 날 선 증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혼란스러운 사건·사고 소식에 누군가는 ‘인류애’가 사라진다며 한숨을 쉬기도 한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23년 간 법관으로 임했던 문유석 작가는 ‘최소한의 선의’(문학동네 刊)를 통해 지금 사회에 필요한 공존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법관 시절 한국 특유의 집단주의 문화를 통쾌하게 비판한 ‘개인주의자 선언’과 ‘판사유감’ 등을 써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어디서도 자세히 들여다 보기 어려웠던 판사들의 세계와 그 속에 따뜻한 헌법적 감수성을 녹여낸 ‘미스 함무라비’,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라는 발칙한 상상력의 ‘악마 판사’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이러한 작가는 ‘최소한의 선의’에서 대한민국 최고 법이자 사회 모든 질서체계의 기둥인 헌법과, 헌법의 근간인 ‘모든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1부에서는 존엄성의 개념이 확립돼온 역사를 살피고, 2부에서는 법치주의라는 사고방식을 논한다. 3부는 선의만으로 충분치 않은 세상과 ‘정의vs자유’를 논쟁한다. 책은 ‘공정’도 ‘공존’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선의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세무사가 집필한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 완벽 이해하기' [신간소개]

신간 ‘완전포괄주의 증여(2024개정세법적용)’는 자산가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이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를 이해하고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이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는 상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증여예시 17개와 증여추정 2개, 증여의제 4개를 포함한 23개 증여세 과세유형을 모두 합해 일컫는 것으로, 정부는 변칙적인 사전상속이나 증여행위를 막기 위해 2004년부터 모든 이익에 대해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도록 하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가 도입되고 세법 조문이 늘면서, 대자산가들뿐만 아니라 법인사업자를 운영하는 기업인들에게도 증여세가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완전포괄주의 증여제도를 간략하게라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법인과 법인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시 증여세가 과세 되는 경우, 그 세금 부담액이 고액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급격한 가치 상승으로 인해 조세 부담이 커지고 경제활동에서 세금 문제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 이 책은 실무자에게는 상속·증여세법 기초 실무 이론을, 자산가에게는 증여세 절세를 위한 중요한 법리를 보다 쉽게 전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월호, 책으로 되돌아보는 10년”…‘월간 십육일’ 外

2014년 4월16일, 10년 전 그날에 대해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여느 때와 같이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들, 회사에서 업무를 보던 직장인, 식당에서 장사를 하던 주인 등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시간을 보내던 시민들은 하나의 기억을 공유하게 됐다. 1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그날을 마주하게 됐다. 세월호 이후 10년의 시간을 온 몸으로 겪어낸 당사자, 한 걸음 떨어져 제3자의 시각에서 세월호를 바라본 이. 이들이 풀어낸 그날의 기억에 관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커다란 리본…‘월간 십육일’ ‘월간 십육일’(사계절 刊)는 시인 나희덕, 김복희와 작가 이슬아, 정세랑 등 우리 시대가 사랑하는 작가와 뮤지션, 배우, 시인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이자 나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기억하는 그날에 관한 이야기다. 책은 4·16재단에서 2020년부터 매월 16일마다 연재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50편을 엮어낸 에세이로 현재 교보문고 시·에세이 부문 등 베스트셀러다. 이슬아 작가는 세월호 참사에 관해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위로의 씨앗’이라 말하고, 정지후 변호사는 ‘애도의 다음 단계는 그 사람을 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간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주 4·3사건부터 오송과 태안,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 등 반복된 아픔과 그 후 열번째 봄을 맞이하는 애도 그다음 걸음에 대한 마음도 담겨 있다. 평범한 시민, 각기 다른 자리에서 맞이한 세월호와 서로 다르게 흘러간 가기 다른 10년에 관한 이야기에서 안타까움과 죄책감 등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가족들의 삶이 흘러간 방향…‘520번의 금요일’ ‘520번의 금요일’(온다프레스 刊)은 단원고 피해자 가족 62명 등 총 117명을 인터뷰한 세월호참사 10주기 공식 기록집으로 그 날을 온몸을 겪어낸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은 지난 2022년 봄, 세월호참사가족 협의회로부터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해 기록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들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0여년 간 유가족을 포함한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긴 조각들을 한 권으로 이어 붙였다. 책 속에는 가족들이 겪은 가정 안의 갈등, 잠수사와 자원봉사자 등 민간 조력자, 시민들이 보낸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작가기록단은 사회적 재난 참사의 분투를 추적하고 이를 엮어낸 국내 인권사의 유의미한 작업이라 말한다.

[신간소개] 교훈 담은 8편의 따뜻한 동화…‘날아라, 축구공’

8편의 이야기로 저마다의 교훈을 담은 따뜻한 동화집이 출간됐다. 윤수천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동화집 ‘날아라, 축구공’(좋은꿈 刊)을 펴냈다. 책에는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꿈을 찾는 과정, 타인을 위한 봉사와 희생정신 등을 담은 작은 이야기들이 수록됐다. 지금도 남해를 떠다니고 있다는 거북선의 이야기를 통해 동심을 일깨운 ‘살아 있는 거북선’, 축구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꿈을 깨닫는 ‘날아라, 축구공’, 차가운 로봇도 사랑으로 끌어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인어 누나에게 자유를’ 등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내용이 담겼다. 또 엄마들의 잔소리에 기죽던 아이들이 축구 시합을 통해 새삼 깨닫는 엄마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15대 빵’, 아침마다 띄우는 하늘의 연에 감격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구충회 사장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 속의 연’, 매일 죽는 역할만 하면서도 꿋꿋하게 배우를 하는 ‘단역배우, 오씨 할아버지’ 이야기가 수록됐다. 특히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남을 위해 봉사하는 ‘굴다리 밑의 봄’, 검정 연기를 뱉지 않고 삼키면서 꽃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선물하는 ‘키다리 굴뚝이 품은 진주’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윤수천 작가는 “동화는 삶의 지혜와 함께 아름다운 마음을 길러주는 영양소와 같다”며 “이 동화가 영양소이자, 어린이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작가는 지난 1974년 동화 ‘산마을 아이’가 소년중앙 문학상 우수작으로 당선되고, 1976년 동시 ‘항아리’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엄마와 딸’, ‘행복한 지게’를 비롯해 ‘꺼벙이 억수 시리즈’ 등 80여권이 있다. 특히 ‘꺼벙이 억수’는 지난 2007년 한국의 창작동화 50선,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추천도서에 선정되는 등 학부모와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동화 ‘할아버지와 보청기’, ‘행복한 지게’, ‘별에서 온 은실이’, ‘쫑쫑이와 넓죽이’ 등 8편의 작품과 동시 ‘연을 올리며’, 시 ‘바람 부는 날의 풀’은 교과서에도 실려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몇몇 작품들은 중국, 일본 등 외국에도 번역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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