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전하는 따스한 위로…어르신과 봉사단의 동행10년 [함께 토닥토닥]

“1시간 동안 저희와 신명나게 놀아봐요.”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얼마 전 안양시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유쾌한 트로트 음악이 흘러 나왔다.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지자 휠체어 탄 어르신들이 노래를 부르고, 몸을 함께 흔들고, 손뼉을 쳤다. 어르신들 앞에서 손짓과 미소를 보내는 이들은 ‘사랑과 봉사단’ 단원들. 이들은 어르신 한 분 한 분과 눈을 마주치며 힘을 전하듯 노래했다. 1시간 내내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색소폰을 불다 보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이들은 오히려 어르신들의 미소에서 에너지를 받는 듯 밝게 웃어 보였다. 공연이 무르익자 방 안에서 빼꼼히 보던 어르신들도 휠체어를 밀고 나와 무대 근처로 모여들었다. 무대 앞쪽에 앉은 최길춘 할머니(85)는 “사랑과 봉사단이 오는 날만 기다린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줘서 늘 고맙고 내 자식처럼 소중하다”며 그들에게 사랑 가득한 눈길을 보냈다. 뒷자리에 앉아 추임새를 넣던 이제숙 할머니(87)는 “사랑과 봉사단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근심 걱정이 없어진다”며 “오랫동안 이들에게 힘과 응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공연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사랑과 봉사단’을 향해 “사랑한다”며 큰 박수를 보냈고, 단원들은 감동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 송귀용 회장(70), 김영옥(57), 김현정(59), 송태학(67) 등 4명 단원으로 구성된 ‘사랑과 봉사단’은 경기 남부권의 요양원을 찾아다니며 10년째 음악으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적은 인원으로 색소폰 연주와 노래 봉사를 하다보니 힘들 때도 있지만 무대에 올라 어르신들을 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송 회장은 “음악 봉사를 하고 나면 오히려 우리가 어르신들에게 에너지를 받는다. 체력이 다할 때까지, 팔십이 넘어서도 봉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현복 수원지법 여주지원장, “법원,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 돼야”

“법원은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입니다.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곳이 아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마음속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기관이 돼야 합니다.” 법관으로 22년간 조상의 숨결 속에서 그 길을 새기고 있는 이현복 수원지법 여주지원장은 법관의 독립을 3천여 조각으로 나뉜 하나의 거대한 벽화를 완성하는 과정에 비유했다. 그는 “법관은 독립적으로 자신이 맡은 조각을 완성하면서 전체 벽화의 완성을 위해 다른 조각들과의 조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며, 자신의 판단이 다른 법관들의 조각과 어긋나지 않는 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재판을 똑바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지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내가 아닌 다른 법관이 사건을 판단해도 동일하게 결정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점검한다”면서 “지난해 여주시 가남읍 방화치사 사건 무죄 판결에서도 헌법이 규정한 무죄추정 원칙과 증명책임을 철저히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급심 법관으로서 어떤 재판부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사법 신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원장은 “여주는 선조인 목은 이색 선생의 부친 가정 이곡 선생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곳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북내면 가정리의 지명이 조상의 호를 딴 것임을 알게 된 순간, 이곳에 발령받은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여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조상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고자 노력 중이다. 여주에서의 생활을 통해 주민들의 선한 마음을 경험했다는 이 지원장은 “법원의 역할은 좋은 재판으로 주민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역 봉사활동에서 기존의 형식적인 기부를 넘어, 실질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법원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노력해왔다”고 피력했다. 그는 법관 생활의 본질을 “현재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동료 법관과 소통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며 “후배 법관들에게도 이러한 보람과 행복을 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여주에서의 경험이 법관으로서의 삶에 큰 울림을 줬다”고 덧붙였다. 여주라는 지역적 배경과 역사적 유산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해온 이 지원장은 “조상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사회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벌룬 퍼포머 클라운진 “관객과의 소통과 교감이 곧 예술”

“풍선을 만들어 주는 행위보다 중요한 건 관객과 눈을 맞추는 일입니다.” 벌룬퍼포머 ‘클라운진’(본명 박진호·51)은 오늘도 거리로 나선다. 그에게 중요한 건 소통과 교감이다. 2011년 청계천에서 ‘서울거리아티스트’로 본격적으로 시민들을 찾아 나선 그는 용인거리아티스트, 고양신한류예술단, 시민청예술가 등 각종 거리 공연 사업에 참여해 왔고 춘천마임축제 단독공연, 일본 공연예술축제 공식 초청 등 전국 각지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특히 용인문화재단과의 인연은 2012년부터 12년째 지속되고 있다. 재단의 시민 밀착형 거리 공연 프로젝트 ‘아임버스커’(전신 용인거리아티스트)로 용인중앙시장, 동백 쥬네브광장, 풍덕천 토월공원 등 처인·기흥·수지 구석구석을 찾아가며 시민들과 만나온 셈이다. 그는 마법처럼 풍선에 생명을 불어넣고 관객들과 소통하며 이에 더해 마술과 마임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객석과 실시간 교류를 이어간다. 시장에서 장을 보던 어르신, 공원을 거닐던 가족과 어린이 모두 그의 공연에 눈을 떼지 못한다. 비결은 바로 그의 철학에 있다. 그의 무대가 단순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삶의 여정을 녹여낸 촘촘한 스토리텔링이 반영된 복합 퍼포먼스라는 점이 중요하다. 클라운진은 “풍선을 꺼내 들고 빚어내면서 현장의 관객들과 함께하는 순간을 거쳐 완성된 예술품을 대하는 현장의 상호작용까지 전체가 하나의 예술”이라며 “풍선을 손에 쥔 채 형태를 잡아갈 때도 절대 풍선을 보지 말고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춰야 한다. 또 관객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살피면서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전환하는 임기응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간단한 강아지 모양 풍선을 만들더라도 예술가와 관객이 서로 즐기고 느끼는 게 중요하지 풍선 제작 자체가 분위기를 띄우는 용도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원동력 삼아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클라운진. 그렇지만 그 역시 국내에 정착되지 않은 생소한 분야를 홀로 이끌어 가는 데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함께하는 동료 예술가들이 아직은 많지 않고 클라운과 광대에 대한 고착화된 인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그는 거리를 누비고 있다. 발로 뛰며 진심을 전달하다 보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서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풍선을 못 받았다고 우는 어린이 관객들 때문에 난처했던 적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의 진심을 알아주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뿌듯한 순간 역시 아이들이 풍선을 선물로 받지 못했는데도 자기가 아껴 먹는 간식을 건네 주면서 감사를 표할 때다. 그의 눈은 세계를 향해서도 열려 있다. 내년에는 일본 등지에서 거리 공연과 각종 사업에 참여하는 등 행보를 확장할 계획도 내비쳤다. 클라운진은 “클라운(광대)이라는 존재가 우스꽝스럽고 익살스러운 이미지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예술가이자 연기자이자 퍼포머로 비치길 바란다”며 “진정한 벌룬아트와 진심 어린 예술가의 길을 알리기 위해 지금껏 그래 왔듯 오늘도 관객 한 분 한 분을 만나러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 2024 시·군 성과평가 3년 연속 종합 1위 선정

광주시장애인체육회가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주관 ‘2024 경기도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3년 연속 A그룹 1위를 차지했다. 26일 시에 따르면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최근 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년 경기도 장애인체육 유공 시상식’에서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평가는 등록 장애인 인구수 상위 15개 시‧군(A그룹), 하위 16개 시‧군(B그룹)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생활체육교실 및 동호인 운영’, ‘찾아가는 생활체육서비스 운영’, ‘사무국 운영’, ‘체육시설 운영’, ‘기타 위원회 평가’ 등 5개 분야를 평가해 총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5개 평가 항목에서 골고루 우수한 점수를 얻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 이날 장애인 체육 발전 유공으로 유영복 광주시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안교구 광주시장애인수영연맹 회장, 김윤화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팀장이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하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방세환 시장은 “3년 연속 성과평가 1위 달성은 광주시 장애인체육회 남윤구 상임부회장님과 여러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내년에도 장애인 체육인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주현 오색시장상인회장 “오색시장, 오산시민과 함께 상생”

“‘야맥축제’를 계기로 문화관광시장으로 발전하는 오색시장이 지역주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말을 맞아 이웃돕기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며 훈훈한 세밑 분위기를 조성하는 ㈔오산 오색시장 상인회 김주현 회장(47). 오색시장 상인회는 지난 10일 다문화가족 및 중도입국 아동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나눔과 비움에 2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 오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성호초등학교에도 연내 후원금과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역사회와 상생한다는 취지로 후원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오색시장 상인회는 500여명의 회원이 316개 점포와 200여개 노점에서 영업하고 있으며 2012년 회장 직선제 도입 이후 투명한 운영으로 시장 발전을 이끌고 있다. 상인회는 매년 야맥축제를 비롯해 어린이와 함께하는 김장체험 행사, 구매영수증 인증 이벤트 및 문화공연, 화재예방 캠페인, 시장 아케이드 금연구역 홍보 등 연간 10여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김 회장은 30대부터 상인회 활동을 하며 야맥축제로 대변하는 시장 발전에 참여하고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는 2013년 5월 전국 최초로 상인회 의용소방대를 조직하고 부대장으로 활동해 그해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2013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오색시장이 대통령상을 받는 데 일조했다. 또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출범한 상인기획단의 단장을 맡아 기반시설 확충, 상인 자생력 강화, 온·오프라인 통합마케팅 등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2023년 야맥축제 추진위원장으로 제8회 야맥축제 기획부터 직접 참여해 전국에서 12만명이 방문하는 축제로 성장시켜 ‘2024년 경기관광축제’로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야맥축제의 준비 과정부터 주진 상황, 효과 등을 분석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을 연계한 특화사업 등 우리 시장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공모사업(노후전선 정비사업, 시장 매니저 지원)에 응모해 시장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오산 토박이로 2대째 천안상회를 운영하는 김 회장은 “야맥축제를 전국 최고의 수제 맥주 축제로 발전시키고 주민과 오산시 발전에 기여하는 오색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남1녀의 엄마였던 박혜은씨, 3명 살리고 하늘로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포함, 2남 1녀의 아이를 둔 엄마인 박혜은씨(43)가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장(다장기 이식), 간장, 신장(좌)을 기증해 3명을 살렸다. 또한 박씨는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도왔다. 고인은 지난달 25일 새벽 2시 호흡곤란을 호소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박씨의 가족들은 “아직 어린 자녀들을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생명나눔을 하고 떠난 자랑스러운 2남 1녀의 엄마로 기억됐으면 한다”며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살아날 가능성이 1%라도 남아있다면 그 기적을 원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에 박씨의 마지막 모습이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씨는 활발하고 잘 웃으며,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친군한 성격이었다. 음식 만드는 것을 즐겨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고, 최근에는 제빵을 배우면서 빵을 만들어 나눠주는 것을 좋아했다. 박 씨는 국가유공자(베트남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고, 기증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박 씨의 남편 이시택 씨는 “혜은아. 하늘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 우리도 잘 지낼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줘. 자기가 우리 아들 프로 축구 선수 되길 원했는데, 그 꿈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꼭 이루도록 할게. 나한테 와줘서 너무나 고맙고, 보고 싶어.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 씨의 10살 막내딸 이지민 양은 “엄마, 저 지민이에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고 천사가 되어 우리들 잘 돌봐주세요. 저도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엄마가 좋은 일 하고 좋은 곳으로 간 거 알고 있어요? 엄마는 좋은 일 하고 갔으니 더 행복할 거에요. 엄마 사랑해요”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함께 웃는 삶을 만드는 봉사자 송화자씨의 이야기

“제가 80세가 돼도 어디선가 봉사하고 있을 겁니다.” 현재 안양2동 생활지원사로 활동하는 송화자씨(53)는 봉사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하나가 된 일상이라 말했다. 안양에서 자원봉사활동으로 시작한 그의 여정은 이제 지역주민들과 함께 전통 장 담그기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송씨는 “함께하는 기쁨이 봉사의 핵심”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송씨의 봉사활동은 2000년대 초 도서관에서 시작됐다. 두 아이와 함께 자주 찾던 만안도서관에서 ‘꿈나무 도서관’을 알게 된 그는 부모들과 함께 그림책을 공부하며 동화 공연과 슬라이드 상영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들과 동화책을 읽으며 행복했던 순간들이 봉사의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지역자원봉사센터가 설립되면서 가족과 함께한 봉사활동도 늘어났다. 송씨는 주말농장에서 환경을 지키는 ‘그린존’ 활동에 참여하며 봉사의 영역을 확장했고 홀몸어르신들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활동에도 앞장섰다. 송씨는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진정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송씨는 안양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대표로 지원해 300만원을 지원받고 전통 장 담그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장 맛이 그립다”는 홀몸어르신들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었다. 송 씨는 단순히 공모사업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으로 확장시켰다. 송씨는 장 담그기 외에도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미역국과 나물요리 교실을 열며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된장과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따뜻함을 나누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송씨는 “봉사라는 것은 함께 웃을 수 있는 삶이고 저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소소하지만 뿌듯함이 있는 행복’이라는 말처럼 그의 봉사는 지역사회를 밝게 비추고 있다. 앞으로도 송씨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의 이야기는 ‘함께’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수리한 자전거로 사랑 나누는 캠프 험프리스 ‘어밴던드 바이크 클럽’

“우리가 이곳(평택)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지 밖 사회와 어우러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일 캠프 험프리스 내 한 창고. 어밴던드 바이크 클럽 회장인 대니얼 멜톤씨(76)와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자전거 100여대를 수리하고 있다.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수리하고 있는 자전거는 캠프 험프리스 등지에 버려졌던 자전거다. 이들은 성탄절을 나흘 앞둔 지난 21일 이번에 수리한 자전거 25대를 팽성읍 소재 길위의교회를 통해 지역 내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전달했다. 어밴던드 바이크 클럽은 군 전역 후 미군위문협회(USO)에서 자원봉사 중인 멜톤씨와 해군 상사로 군을 제대한 대니 모리스씨(50)가 2023년 10월 결성했다. 현재 캠프 험프리스 내에서 독신인 하사 이하의 병사는 영내에서 차량을 몰 수 없기에 이들 대부분 영내를 걸어서 이동하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이 같은 모습을 본 멜톤씨는 어떻게 하면 이들을 도울지 고민한 끝에 영내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집, 수리해 무료로 나눠 주기로 결심했다. 당시 험프리스 기지사령관인 세스 C 그레이브스 대령에게 부탁해 창고를 하나 빌렸고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매달 첫째·셋째 주 토요일에 1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자전거를 수리했다. 지난 1년간 그렇게 고쳐 나눠준 자전거만 약 320대에 달한다. 주한미군 군종실(RSO)도 팔을 걷어붙이고 도움에 나섰다. 특히 군종실장인 마틴 조 대령(60)은 점심을 제공하고 부품이 필요한 경우 부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모금도 도왔다. 지역사회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요청에 응해 지역 교회를 통해 자전거를 전달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 것도 조 대령의 도움이 컸다. 멜톤씨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군종실장인 조 대령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은혜가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령은 “한국이 잘사는 나라고 정부도 많은 지원을 한다지만 복지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그것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한국에 온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하지 않으면서도 기지 밖과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미군과 카투사에게 인식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관선 헤이리예술마을 이사장, 파주시민에 문화예술컨텐츠 무한 제공

지난 17일 밤 클래식 전당인 파주시 솔가람아트홀 400여 객석은 파주시민들로 꽉 찼다. ‘헤이리챔버오케스트라’ 연주 때문이다. 헤이리예술마을이 주최하는 2024 파주시민을 위한 송년음악회로 서진 계명대 교수가 지휘를, 세계적인 바이올리스트 위재원·이신행이 협연했다. 하이든, 바흐, 모차르트 등 고전파 명작곡가의 작품이 줄줄이 연주되면서 객석은 박수 갈채를, 단원들은 감사 인사를 교류했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은 건물, 옛 산지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히 세워진 건물, 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비정형의 건물 등이 개성을 뽐내며 서 있는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예술마을이 이처럼 송년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30여년간 국내 최대 항공사 국적기 기장을 지낸 뒤 마을에 정착한 박관선 헤이리예술마을 이사장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화예술인이 즐비한 헤이리예술마을 이사장직을 2020년부터 맡고 있다. 경청과 겸손, 예술마을 정체성 확립으로 3선째 장수하고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통일동산 49만6천여㎡(약 15만평) 규모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꿈꾼다. 엄격한 자격을 통해 입주시킨다. 창작자, 예술가 등 300여명이 공동체를 이뤘다. 올해 마을 구성 23년째 헤이리예술마을은 인근 금산리 농요 후반부에 나오는 ‘에 헤이, 에헤이’에서 어원을 땄다. 여기에 마을을 일컫는 ‘리’를 부쳤다. 인사동, 대학로에 이어 전국 세 번째 문화 지구다. 박 이사장은 취임 초부터 마을 존재 이유를 파주시민을 위한 예술마을에서 찾았다. 문화예술의 생산, 전시, 판매, 거주가 함께하는 통합적 개념의 특수한 공동체 마을을 구성하면서 파주시민 문화 향유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 그래서 모든 건축물의 60%를 창작과 문화 향유 장소로 개방했다. 아울러 헤이리판(PAN 평화, 아트, 자연) 페스티벌을 지속적으로 이어 갔다. 파주지역 청소년, 중장년 예술인들의 예술 창의성 확장을 위해서다. 2021년에는 구성원의 기부로 국제음악회를 개최, 파주예술인들의 지평을 세계로 활짝 열어 줬다. 마을 지번인 77를 활용, 아트로드 77를 개최해 콘텐츠를 국내외에 팔아 파주를 알렸다. 이런 노력으로 2023~2024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박 이사장은 풍부한 문화예술 인적 네트워크, 15개의 공인된 박물관·미술관 보유, 자연의 동선을 그대로 살린 친환경 등 세 가지 장점이 있는 헤이리예술마을을 위해 하고픈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에이비앤비처럼 마을 공간에 문화체류형 숙박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또 청소년문화예술체험센터 건립이다. 아울러 세계적 관광지인 DMZ 평화관광과 마을 간 콘텐츠를 공유, 파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