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유튜브 실손보험 ‘꿀팁’ 혹했다… 사기죄로 훅간다 [보험사기의 재구성②]

실손보험 악용 정보 콘텐츠 양산...성형외과·피부과 시술·수술 청구
작년 비급여 보험금… 8조126억, 과잉 진료·의료 쇼핑에 ‘적자 폭탄’
선동 콘텐츠 법·제도적 강화 필요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 만성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던 A씨(50)는 최근 소위 ‘줄기세포 주사’ 치료로 유명한 경기도의 한 유명 한방 병원을 찾아 양쪽 무릎 주사와 6개월 치 한약값으로 1천5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시술을 권유 받고 진료비의 80%를 보험사에서 실손의료보험 처리했다.

 

#2. 화성 동탄에 사는 B씨는 피부건조증과 상세불명 접촉피부염을 진단 받아 인근 한 피부과에서 ‘키오머3’ 시술을 받고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가 의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키오머3 치료를 받았다면서 주름 개선 목적의 울쎄라 시술까지 보험금을 함께 청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을 통해 성형외과나 피부과의 시술·수술에도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꿀팁’들을 공유하는 콘텐츠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과잉 진료'와 ‘의료 쇼핑’으로 인한 실손의료보험 비급여 의료비 지급보험금이 증가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매년 100%를 넘어서는 등 실손의료보험 적자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어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감독원, 보험업계에 따르면 비급여 의료비에는 도수치료, 비타민 주사,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 등이 해당된다. 지난해 지급된 실손의료보험금은 14조813억원이었는데, 이 중 비급여 보험금이 8조126억원으로 56.9%를 차지하며 전년 7조9천억원 대비 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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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블로그 등에 시술 후 실손의료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네이버블로그 갈무리

 

업계에선 비급여 의료비 청구가 늘어난 주원인으로 인터넷과 SNS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미용 목적의 수술을 질환으로 허위 청구하는 행태가 증가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인터넷과 SNS에서는 실손의료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성형수술을 겸하는 방법들을 공유한 글들이 올라와 있있다. 실손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하도록 이비인후과·유방외과 등 다른 과목의 전문의와 협진을 진행하고 치료 목적의 소견서를 작성해주는 병원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있었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청구가 과도하게 이뤄졌거나 치료가 정말 필요한지 확인하고자 할 때 활용되는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건수도 증가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이 실시한 의료자문은 5만9천26건으로 최근 3년간 41.2% 늘었고, 같은 기간 부지급 건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줄어드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011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09.8%로, 100%를 넘어선 뒤 201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100%를 밑돈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122.6%를 기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보험사기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용인하면 결국 피해는 보험사와 보험가입자들이 나눠 입게 된다"며 “보험사기를 부추기는 정보 전달 콘텐츠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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